누누히 얘기하건만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임신은 혼수가 아니다. 대놓고 자랑할 일이 아니다. 한 생명의 어미로써 부끄러워해야 할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반대로 내보일 것도 아니다. 사랑의 결과, 축복받을만하다. 하지만 사회적 통념으로 아직 부부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조심스러워야 할 필요가 분명히 있다.
내 생각이 언뜻 보기엔 보수적일 수 있으나, 어쩌겠나. 어떤건 사회적 트렌드가 맞고 또 어떤건 '그래도 그건 아니지' 싶은것을.
그래도 결혼 전에 '나 임신했소'하고 동네방네 소문내는 건 좀, 아니라고 생각한다. 소곤소곤 얘기하면 당연히 축하해주었을 일인데, 너무 천지삐까리에 '에라 모르겠다'처럼 내지르니 축하하고 싶은 마음이 쏙 들어간다.
어쩔 수 없이 편견이 생긴다. 걘 원래 그런 인생(남자에게 쉽게 자신의 모든것을 허락하는 싸구려인생)을 살았나보다, 남자랑 혼전 동침(술마시고 기준맞으면 원나잇이나 해대는)을 당연하게 여기나보다, 좀 못배웠나? 등등. 사실 이보다 더 심한 편견이 더 생겼지만 패스.
서른이면 진짜 어른일 줄 알았는데, 모든 서른이 그런건 아닌가보다. 아닐줄은 짐작했지만 점점 더 실망이 커져만 간다. 서른인데, 서른살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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