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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명탐정 : 사라진 놉의 딸] 완벽한 코믹콤비의 진수를 보다

by 여히_ 2015. 2. 23.

완벽한 코믹 콤비의 진수

조선명탐정 : 사라진 놉의 딸

이 영화의 이전 버전인 <조선명탐정 : 각시투구꽃의 비밀>은 사실 저에게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습니다. 그냥 왠지 재미 없어 보였거든요. 그러던 어느날 명절 특선으로 이 영화가 몇 번 방영되는 것을 보고 나서는 꽤 재미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금이라도 무서운 듯한 느낌이 드는 영화는 잘 못보는 탓에 이전편을 회피했던 것도 한 가지 이유이긴 했으나, 결과적으로는 무서운 영화는 전혀 아니었고, 심지어는 코믹적인 장르가 짙게 베인 영화였다는 걸 알고는 꽤나 놀랐었죠. 그리고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이 언젠가는 시리즈물로 후속편이 나올거란 생각을 했는데, 이번 설 연휴에 다음 편인 <조선명탐정 : 사라진 놉의 딸>을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영화를 본 이유는 매우 간단했습니다. 영화사의 마케팅에 제대로 걸려들었거든요. 영화를 관람하고 나온 사람들의 짤막한 인터뷰에서 '이 영화, 너무 재미있고 웃기다!'라는 이야기가 쏟아지는 것을 보고 '나도 같이 웃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 들어 관람한 영화들 중에 코믹스러운 느낌이 많았던 영화는 많지 않았기 때문에 영화를 보며 좀 웃어보고 싶었거든요. 그리고 이 영화는 저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영화가 군데군데 재미있는 내용이 엄청 많았거든요. 두 명의 주연 캐릭터가 펼치는 호흡은 가히 환상적이라고 할 수 있을만큼 너무나도 재미지고 유쾌했습니다. 언뜻 보면 굉장히 완벽하고 똑똑해 보이지만 여심 앞에서는 허점을 드러내기 일쑤인 김명민과, 이를 든든히 보좌하며 제 할일을 꼼꼼하게 해내는 캐릭터가 서로 죽이 잘 맞는다고 해야 할까요? 이게 바로 이 시대가 추구하는 진정한 팀워크(?)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1편에서는 일련의 사건을 추리하고 추적하는 것에 더 많은 비중을 두었다면, 이번 편에서는 조금 더 코믹적인 요소에 많은 집중을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전체적인 스토리의 전개는 재미있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영화 전반부에서 불량은괘와 관련한 사건을 해결한 김명민이 어째서 땅끝마을로 유배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영화의 전체적인 스토리를 놓고 봤을 때는 이해가 가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너무 스포일러기때문에 숨기는걸로...^^) 그래도 이에 대해 명확하게 이유를 설명해주지는 않았기 때문에 다소 억지스럽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분명 사건을 잘 해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미운털이 박혔는지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더 이야기를 해 주었다면 전반부의 스토리를 이해하는 데 어려음이 줄어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이지요. 뭐, 그렇다 하더라도 이 스토리가 전체적인 구조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으니 무리가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역시 개인적으로 뭔가 아쉬운 점이긴 하네요.


이번 편에 등장하는 이연희는 정말 매력적이었습니다. 기모노를 입은 모습도, 무사의 옷을 입은 모습도, 그 외의 여러 의상들도 모두 자연스럽게 소화하더라구요. 옷이 날개라는 말처럼, 어떤 옷을 입느냐에 따라 표현되는 캐릭터의 특성 또한 조금씩은 달랐는데, 그 미묘한 차이를 나름대로 잘 연기한 것 같았습니다. 이전의 다른 영화나 드라마에서 봐 왔던 이연희의 연기가 조금 더 업그레이드 된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이제는 앳된 옛 모습을 내려놓고 더욱 성숙한 연기를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연기 하면 김명민을 또 빼놓을 수 없죠. 극중 맡게 되는 역할이 무엇인지에 따라 그 캐릭터가 보여주어야 하는 것이 무언지를 제대로 파악하고, 오롯이 그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들을 또 여기저기서 볼 수 있었습니다. 김명민의 연기에 주목했던 시기는 그가 하지원과 함께 연기한 한 편의 영화였는데요, 하반신 마비라는 주인공의 설정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극도의 다이어트를 감행헀던 모습에서 연기를 향한 그의 노력을 엿볼 수 있었던 적이 있었죠. 그 이후로 김명민이 출연하는 대다수의 드라마, 영화에서 '진정한 배우다!'라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영화의 주연급이자 감초로 등장하는 오달수 또한 너무나도 재미있는 캐릭터로, 그의 대사 한 마디 한 마디와 행동 하나하나가 정말 극강의 재미를 주었습니다. 윗사람의 명령에 대해 불복하는 일 없이 무리한 요구도 모두 들어주는 것은 당연하거니와, 굳이 디테일하게 시키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철두철미하게 조사하고 수행하는 캐릭터를 너무나도 잘 연기했던 것 같네요. 독특한 외모로 재미진 캐릭터를 표현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기까지 했습니다. 앞으로도 이어질 <조선명탐정> 시리즈에서 오달수가 빠지는 일은 절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질 정도로 말이죠.


예술적인 영화나 혹은 외국의 블록버스터 등에 한국영화가 밀리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즐겁고 유쾌한 영화가 있기에 극장을 찾는 발걸음이 언제나 즐거운 것 같습니다.








조선명탐정 : 사라진 놉의 딸 (2015)

6.9
감독
김석윤
출연
김명민, 오달수, 이연희, 최무성, 조관우
정보
코미디, 어드벤처 | 한국 | 125 분 | 2015-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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