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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 세상의 소금] 누가 빛이고, 누가 소금이 되겠는가?

by 여히_ 2015. 2. 23.

누가 빛이고, 누가 소금이 되겠는가?

제네시스 : 세상의 소금


하루에 단 한번만 상영되는 영화, 장르적 특성으로 일반인들이 관람할 확률이 극히 낮은 영화, 바로 <제네시스 : 세상의 소금> 입니다. 사실 이 영화는 관람해야겠다고 생각했던 영화리스트에 포함되어 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만, 함께 영화를 관람해주시는 그분(?)의 특별요청(?)으로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총 110분의 러닝타임을 가진 사진에 관한 다큐멘터리로 사진작가로 유명한 '세바스치앙 살가두'의 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름을 들으니 어렴풋이 아실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 사람이 맞습니다. 얼마 전까지 예술의전당 등에서 사진전이 진행되었던 바로 그 살가두 입니다. 이 사람의 일생의 마지막 대규모 기획 프로젝트인 '제네시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영화입니다.







영화는 자신의 사진에 대해 이야기하는 살가두의 목소리와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수 많은 사람들이 부자가 되기 위해 모인 곳, 금맥을 찾아 부귀영화를 누리려는 사람들이 위험한 광산을 오르내리는 광경을 촬영한 사진들로 시작하는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그의 사진이 어디서 시작해서 어떠한 경로를 거쳐, 어떠한 이야기를 담고, 결과적으로 무엇을 향해 가는지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사실 사진에 대해서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굳이 이 영화를 보지 않아도 무관하겠으나, 아시다시피 사진전만으로는 작가의 생각이나 견해에 대해서 알기 힘듭니다. 이 영화는 자신의 사진이 그 동안 어떤 변화를 겪어왔으며, 궁극적으로 자신이 추구하는 사진이란 무엇인지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는 만큼, 사진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한번쯤은 꼭 보아야 할 그런 영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저는 그 사람들에 속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사람의 욕심이 불러온 각종 재난과 재앙에 대한 인물사진, 혹은 우리 주변을 살아가고 있는 수 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오던 세바스치앙 살가두는 어떤 계기로 인해 인물사진을 벗어나 지구와 환경에 대해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이 유년 시절을 보냈던 고향이 가뭄으로 인해 황폐해진 모습때문이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그는 사랑하는 부인 그리고 자식과 함께 황폐해진 고향을 녹색 숲으로 만드는 일에 몰두하기 시작했고, 마침내 초록색으로 가득한 고향을 다시 마주할 수 있게 되었죠. 이렇듯 하나의 기획 프로젝트를 하기 위해 몇 년 혹은 몇 십년이 걸리는 기간 동안 끊임없이 사물과 사람을 관찰하고 변화하는 환경에 대해 관심 갖는 것이 쉬운 일은 결코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스스로가 정한 목표를 위해 (더 많은 사람이 지구를 살리는 데 동참하기를 권유하기 위해) 사진으로 고군분투하는 그의 모습 속에서 우리는 지구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한 번 떠올릴 필요가 있는 것 같네요.


저는 사진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최소한 이 다큐멘터리 영화를 통해 한 가지는 마음에 와닿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스스로가 정한 올바른 가치관을 위해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것. 화려한 장비나 스킬로 자신의 실력을 과대포장하는 것 보다, 단 한장의 사진이라 해도 그 사진 속에 의미를 담고 메시지를 심어 사진을 보는 모든 이들에게 작가가 의도한 그 메시지가 올바르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야 말로 사진가가 갖춰야 할 가장 기본적인 덕목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급 장비를 사용하면 그만큼 더 풍부하고 다양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좋은 장비가 좋은 사진을 만든다고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사진가라면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을 통해 사람들과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사진의 기본은, 바로 사진가 자기 자신에게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제네시스: 세상의 소금 (2015)

The Salt of the Earth 
10
감독
빔 벤더스, 훌리아노 리베이로 살가도
출연
세바스치앙 살가두, 빔 벤더스, 훌리아노 리베이로 살가도
정보
드라마, 다큐멘터리 | 프랑스, 이탈리아, 브라질 | 110 분 | 2015-02-26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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