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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다 아는 동화 이야기, 그리고 '겨울왕국의 열기' 끼워팔기?

by 여히_ 2015. 3. 23.

신데렐라가 실사판으로 개봉했다고 합니다. 소식을 접하자 마자 '이건 봐야되!'라는 의견을 접수(?)하고 냉큼 영화를 보기로 했습니다. 그것도 CGV 골드 클래스라는 곳에서 말이죠. 살면서 단 한번도 이렇게 비싼 돈을 주고 본 적이 없지만 골드 클래스는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하는 통에 결국 2명 60,000원을 내고 덜컥 예매를 했습니다. 페퍼로니 피자도 13,000원을 주고 덜컥 사먹었습니다. 그리고 처음 만난 골드클래스 상영관은 정말 천국이 따로 없더군요.




골드 클래스, 그리고 익숙한 신데렐라 스토리


영화관을 이야기하려는 게 아니라, 이 영화와 골드 클래스가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려하고 액션미 넘치는 역동적인 영화보다 뭔가 침착하고 우아한 스타일의 영화를 이곳에서 보는 게 좋을것 같네요. 말 그대로 '편안하게'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영화를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이미 알고 있는 스토리'의 영화였기 때문입니다. 감히 신데렐라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요? "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요~ 계모와~ 언니들에게~ 꿀밤을 맞았더래요~"로 시작하는 노래가 아직도 머릿 속을 떠나지 않을만큼 우리에게 익숙한 동화인 신데렐라 스토리. 심지어 '신데렐라 증후군'과 같은 단어까지 생겨날 정도로 그 존재는 이미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했습니다. 이야기의 내용과 심지어 이 동화가 던져주는 메시지가 무엇인지까지도 아주 상세하게 알고 있는거죠. 그렇다면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를 영화로 또 봐야 하는 이유가 있었을까요? 네! 저는 충분히 있었다고 봅니다.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스토리를 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지만,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를 영화로 만나는 것 또한 굉장한 매력이 있기 때문이죠. 내가 상상만 햇던 그 이야기가 어떻게 영상으로 표현될지가 정말 궁금한 부분인데, 그 가려운 부분을 제대로 긁어주는 실사판 신데렐라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심지어 신데렐라가 왜 본명인 '엘라'에서 '신데렐라'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는지에 대한 장면도 나옵니다. 아시죠? 신데렐라는 본명이 아닙니다.







첫인상은 완벽하진 않았지만 매력적인 신데렐라와 왕자님


사실, 신데렐라와 왕자님이라고 하면 끝내주는 미모를 자랑할 것 같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얘기해서 이 둘의 첫인상은 완벽한 꽃미남 꽃미녀는 아니었습니다. 약간은 평범한 느낌을 줄 정도였죠. 하지만 영화를 보면 볼수록 두 주인공의 외모가 조금씩 고급스러워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영화의 후반부에 이르렀을 때는 두 주인공의 모습이 참 매력적이기까지 했습니다. 신기한 일이죠? 첫인상이 그리 좋았던 건 아니지만 영화 내내 보여졌던 신데렐라의 참한 마음씨 때문인지, 결국에는 예뻐보이더라 이겁니다. 제 눈을 잠깐 의심하기도 했지만 (옷이 날개일 수도 있었겠습니다만은) 어쨌든 매력적인 인물들이었다는 점은 두말 할 필요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 그다지 매력적이지는 않았던 신데렐라의 첫인상. (사각턱이라니?)



▲ 영화 후반으로 넘어갈수록 미모가 빛을 발하는 엘라 '신데렐라'




30초짜리 동요를 2시간으로 늘려놓았다?


앞서 언급했던 신데렐라 동요의 가사.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 계모와 언니들에게 어떤 취급을 받으며 살아야 했는지에 대해서 이 영화는 디테일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신데렐라의 부모님은 왜 어린 신데렐라를 두고 먼저 돌아가셨는지, 그리고 그 부모님은 어떤 사람들이었는지에 대한 이야기 뿐 아니라 신데렐라가 계모와 언니들에게 온갖 구박을 당하면서도 바보처럼 착하기만 했던 이유에 대해서도 명확히 짚어주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계모는 어디서 알게 된 사람인지, 그리고 왜 신데렐라의 아빠에게 접근했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말 그대로 30초짜리 동요를 두 시간으로 늘려놓은것이죠. 하지만 이렇게 자세한 이야기는 동화책에서 언급된 적이 없으니 신선한 느낌이었습니다. (아니면 너무 어릴때 봐서 몰랐을 수도 있겠네요.) 제가 익히 알고 있던 신데렐라의 시작은, 부모님을 모두 여의고 계모 밑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모습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 "옛날 옛날에 신데렐라라는 착한 아이가 있었어요. 이 아이에게는 못됀 계모와 두 언니들이 있었는데~"로 시작하는 바람에 알지 못했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게된 것 같아서 기분이 묘했습니다.



▲ 계모의 못생긴 두 딸들. 쌍둥이도 아닌데 똑같은 옷을 입은 이유는 뭘까?



▲ 신데렐라가 드레스를 갈아입는 장면. 마치 세일러문이 변신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 한 폭의 그림같았던 무도회장 장면



▲ 엘라(신데렐라)를 변신시켜줄 때 딱 한번 등장하는 요정대모님.



겨울왕국의 인기를 이용하기 위해 '겨울왕국의 열기'를 끼워팔기 했다는데...


아마 이 영화가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는 다른 한 가지 이유중에 하나는 '겨울왕국의 열기'를 끼워팔기 했다는 이야기도 한몫 했을겁니다. 하지만,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간단하죠. 원래 디즈니의 영화 진행 방식이 그렇습니다. 영화 본편을 시작하기 전에 자체적으로 제작한 짧은 별도의 영상을 한편 틀어주고 시작하는 것이 디즈니의 방식입니다. 아마 겨울왕국 영화를 보기 전에도 짧은 디즈니의 영상이 상영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번 신데렐라에는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있는 '겨울왕국'을 소재로 한 영상이었기 때문에 아마 많은 사람들이 끼워팔기했다는 말을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닙니다. 전 절대 아니라고 생각해요.



신데렐라의 전반적인 스토리 흐름은 누구나 다 알고 있듯이 신데렐라가 요정의 도움을 받아 호박마차를 타고 무도회에 가게 되고, 그곳에서 왕자님과 눈이 맞았지만 12시라는 제한된 시간 때문에 무도회장을 급히 빠져나오다가 유리구두 한 짝을 잃어버리게 되고, 유리구두의 주인을 찾고자 했던 왕자가 그 유리구두를 들고 모든 미혼여성들에게 일일히 신겨보다보니 결국 신데렐라를 찾게 되었다는 그 흐름 그대로 진행됩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스토리 사이사이에 우리가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여러가지 흥미요소들을 활용함으로써 그 재미가 충분히 배가되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동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지만, 충분히 작품성을 인정받을만한 좋은 사례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 환상속의 '편안한 유리구두' 실제로 이런게 있을까?







신데렐라 (2015)

Cinderella 
7.2
감독
케네스 브래너
출연
릴리 제임스, 리처드 매든, 케이트 블란쳇, 헬레나 본햄 카터, 홀리데이 그레인저
정보
로맨스/멜로 | 미국 | 113 분 | 2015-03-19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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