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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 my life/영화

[스물] 모든 스무살을 위하여

by 여히_ 2015. 3. 27.

모든 스무 살을 위하여, 스물


저는 서른입니다. 저에게도 스물이었던 시절이 있었죠. 딱 10년 전에 말입니다. 이번 영화는 지난 나의 스무 살이 어땠는지를 다시 한 번 회상해보고자 관람한 영화는 절대 아닙니다. 그럴 의도조차 없었구요. 그보다는, 사람의 인생을 놓고 특정한 시기를 표현한 영화들이 많이 있는데, 이렇게 대놓고 스무살 적의 이야기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기획의도가 왠지 재미있어 보여서 관람하게 되었달까요. 그냥 재미있을 것 같았습니다.


스무 살의 병맛(?)짓 모음







사실 개인으로 청춘은 아파봐야한다, 젊어 고생은 사서한다, 이런 류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저의 스무살이 곱게 지나간 것도 아니죠. 꼭 스물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20대 초반에 제가 겪었던 일들이 가히 만만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일이라는 명목으로 며칠 밤낮을 새는 건 기본이었고, 언제 갑자기 잡힐 지 모르는 빈번한 지방출장에도 늘 준비되어 있어야 했습니다. 클라이언트들에게 전달받은 피드백을 처리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르기도 하고 말이죠. 그 치열했던 시절을 한 걸음 물러서서 되돌아 보니, 당시엔 너무나도 힘겨웠던 일들이었지만 그래도 그런 경험을 하지 않았으면 지금의 제가 있지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스무살을 보며 이와 비슷하게 말합니다. 그때의 고생은 정말 사서도 할만큼 가치 있는 것이라고. 물론 이건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열정페이와는 전혀 무관한 이야기 입니다. 방송에서 보도되는 패션업계의 열정페이 이야기가 있죠. 개인적으로도 정말 맘에 안들거든요. 그와는 달리,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있고 그 일을 차근차근 배워나가는 과정 속에 있다면, 당장의 힘든 일은 어느 정도 견딜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각각의 삶의 방식대로 나름대로의 힘든 문제점을 헤처나가는 3명의 스물을 아주 잘 보여주고 있는 영화죠.


아무래도 20살이 지났다보니 영화를 보며 공감하는 부분도 있고, 과장되어 표현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조금은 더 어른이 된 시각으로 영화를 바라보다보니 '저렇게까지는 안하는데...'라는 부분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는 노릇인 것 같습니다. 물론 제가 스무살이었던 10년 전과 오늘날의 스무살에는 실제로는 10년 이상의 더한 격차가 있습니다. 그래도 다소 과장된 언어나 표현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영화이기 때문에 이렇게 표현했구나'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개인적으로는 3명의 배우들이 스무살을 제대로 표현했다고 봅니다. 우선은 외모부터가 굉장히 스무살 스럽게 표현되었습니다. 말이나 행동또한 굉장히 스무살 스럽습니다. 생각하는 방식을 스무살로 접근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짐작해 봅니다. 스물과 전혀 관계가 없는 배우들이 아니다보니, 아무래도 아직은 더 많이 표현할 수 있었던 것 같네요. (특히 성관계에 대해서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하는 부분이랄까요)


나의 스무 살을 돌아보기 위해서 선택한 영화가 아니니만큼, 웃고 즐기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던 영화였습니다. 중간 중간 재미지게 웃을 수 있는 포인트도 여럿 있었거든요. 뿐만 아니라 지금의 20대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최대한 그들의 생각에 가까운 이야기로 스토리를 풀어나가려고 했던 감독의 의도가 엿보였기 때문에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스물 (2015)

7.8
감독
이병헌
출연
김우빈, 준호, 강하늘, 정소민, 이유비
정보
코미디 | 한국 | 115 분 | 201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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