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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 my life/영화

[픽셀] 나도 한때 블럭 몇 개 정돈 우습게 깨던 '오락덕후'다!

by 여히_ 2015. 7. 17.



픽셀 (2015)

Pixels 
7.8
감독
크리스 콜럼버스
출연
아담 샌들러, 케빈 제임스, 미셸 모나한, 피터 딘클리지, 숀 빈
정보
SF, 액션, 코미디 | 미국 | 106 분 | 2015-07-16
글쓴이 평점  



제목만 듣고 영화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 영화는 정말 오랜만이었다. 제목이 '픽셀'이라니!? 굉장히 디지털스러우면서도 아날로그틱한 이 이름에 나는 기어코 예매버튼을 누르고 말았다. 그것도 개봉 당일로.


오락적인 요소가 섞인 영화 장르를 보통 '오락영화' 라고 칭하곤 하는데, 정말 진짜배기 오락영화가 바로 픽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내내 등장하는 다양한 게임들은 3~40대 사람들에게 향수를 주기에 충분할 뿐만 아니라 등장하는 게임을 모르는 아이들에게도 재미있는 오락거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같은 경우에는 영화 속 등장하는 다양한 게임들 (동키콩, 테트리스, 팩맨, 갤러그, 스페이스 인베이더, 지네게임(스네이크&센티피드), 알카노이드 등...) 을 전부 다 해본 것은 아니다. 내가 해본 게임은 테트리스, 팩맨, 갤러그, 지네게임, 알카노이드 정도다. 그중에서 테트리스와 갤러그, 알카노이드는 오락실에서 즐겼고 갤러그, 팩맨, 지네게임은 컴퓨터로 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전혀 모르는 게임들이 아니라서 나름대로 공감하며 영화를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나마 대충이라도 게임의 룰을 몇 가지 정도는 알고 있었기 때문에 스토리를 이해하는 게 어린이들에 비해 조금 더 수월했달까?


본 영화에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주조연으로 등장하는데 그 중 기억에 남는 캐릭터가 하나 있다. 바로  '팩맨' 게임의 개발자 캐릭터다. (실제 인물은 아님.) 자신이 개발한 팩맨이라는 게임 캐릭터에게 "내가 네 아버지다. 너는 나쁘지 않다는 걸 안다." 라고 이야기 하는 부분이 왠지 재미있었다. 기계 혹은 디지털화 되어 있어서 실체를 현실에서 볼 수도 만질 수도 없었는데, 자신이 개발한 캐릭터가 눈 앞에서 생생히 살아있는 모습을 진짜 게임 개발자가 봤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기도 했다. 놀라는 건 둘째치고 왠지 감격에 겨워 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픽셀'에 등장하는 게임 종류



▲ 알카노이드 : 원래는 저 막대기가 수평으로 누워 있고, 하얀 공 부분이 위아래로 움직이며 막대기들을 없애는 게임이다. 영화에서는 세로로 표현되긴 했지만...^^




▲ 동키콩 : 고릴라(?)가 던지는 장애물들을 피해서 무찌르는 게임이다. 약간 너구리와 비슷한 느낌..?




▲ 테트리스 : 여러 모양의 블록을 라인에 맞춰 쌓아 없애는 게임.

국내에 온라이 버전으로 출시된 게임에서는 특이한 모양을 가진 블럭이 공격 아이템에 의해 생성되는 것이었지만 오락실에서 하던 오리지널 테트리스에서는 난이도가 높아지면 당연히 나오는 블럭이었다.




▲ 팩맨 : 직진본능을 가진 노란 공 '팩맨'이 화면 속 점들을 먹어치우며(?) 도망다니는 게임.



PC게임 뿐 아니라 모바일로도 굉장히 다양한 게임들이 개발되고 없어지고 있는 요즘같은 시대에, 이런 고전 게임들을 등장시켰다는 것이 왠지 순수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요즘의 게임들은 꽤나 많은 발전을 해서 입체감도 있고, 사용할 수 있는 기술도 좋아졌다. 무엇보다 게임의 종류가 너무 많아서 사람들이 즐기는 게임의 종류 또한 굉장히 다양하다. 하지만 영화 속 게임이 있었던 당시에는 사람들이 즐길만한 오락(게임이라기보다는 오락이라는 단어가 느낌이 더 비슷하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것 정도가 거의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아주 쉽게 세계챔피언(?)을 뽑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어린 시절, 오락을 좋아하던 아이들이 자라 어른이 되었고 그 어른들이 게임하는 방식을 통해 지구를 구한다는(?) 설정 자체는 굉장히 흥미로웠다. 전체적인 스토리 구조만 놓고 보면 굉장히 유치하고 식상할 수 있겠지만 요즘의 어린 아이들 또는 저 오락들을 즐기며 유년기를 보냈던 지금의 어른들이 보기에는 생각보다 괜찮은 것 같다. 화면 가득한 총천연 원색의 고전 게임 캐릭터들에게 현대의 최신 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무기들로 총 공격을 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니, 왠지 나도 저 판에 뛰어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같은건 별 도움도 안되겠지만.


지구를 구한답시고 게임덕후(?) 들에게 게임방법을 교육받던 네이비씰 요원들의 숫자가 꽤나 많이 등장했던 것에 비해 그들에게 주어진 역할이 너무나도 미약하고 성과가 미미했다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주인공에게 멋진 장면 몰아주는 영화의 특성을 고려하자면 어쩔 수 없다는 생각도 든다.


정말 가볍고 맘 편하게 볼만한 진짜 '오락영화'를 찾는다면!

옛 오락의 향수를 PK판으로 보고싶다면!

추천한다. 픽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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