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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컬러를 말하다

by 여히_ 2014. 9. 22.

| 디자이너, 컬러를 말하다


컬러리스트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디자인에 대해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혹은 디자인을 전공중이거나, 전공했거나) 한번 쯤은 들어보셨을겁니다. 컬러리스트란 간략히 말해 '상품의 색상을 결정하는 색채 전문가'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색채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전문가로서, 색채 연출을 통해 이미지의 부가가치를 높여주는 일을 하는 사람을 일컫습니다. 그런데 왜 디자이너가 컬러리스트라는 직업을 알아야 할까요? 오늘은 직업으로서의 컬러리스트보다는, 색채를 전문적으로 다룰 줄 아는 기술을 가진 사람이라는 의미에서 컬러리스트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색상을 목적에 맞게, 조화롭게 구성하는 사람을 일컫는 컬러리스트는 색채에 관한 최신 경향이나 유행 색상 등을 분석하고, 때로는 색과 색을 섞어 새로운 색을 만들어 내서 이를 측정하고 관리하는 일을 담당합니다. 하지만 꼭 컬러리스트가 아니라 대부분의 디자이너에게 있어서 '컬러감'이라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어떠한 색상을 어떻게 구현하고 관리하느냐에 따라서 본인이 디자인해야 하는 것의 결과가 확연하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 '정확한 색'이 꼭 '좋은 색'은 아니다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색상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꼭 정확한 색을 사용해야 할까요? 아닙니다. 물론 어떠한 물체나 형상이 가진 본연의 색을 부각하고 강조하는 것이 좋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사진이나 그림, 도형이 사용될 주제와 목적에 따라 색상은 다채롭게 변경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색상이 주는 느낌을 자주 활용하는 사례가 바로 사진분야입니다.




사진 분야는 특히 '후보정'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최근에 출시되는 카메라들의 성능이 점점 좋아지고 있고, 이에 따라​ 카메라가 표현할 수 있는 색상의 영역이 점차 넓어지면서 사람들은 카메라가 촬영하는 고유의 색상 외의 색상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포토샵이나 여타 사진의 색상을 보정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사진의 색감을 조절하여 사진이 주는 느낌을 조금씩 다르게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극단적인 예가 컬러로 촬영한 사진을 흑백으로 변경하는 사례가 아닐까 합니다. 물체 본연이 가지고 있는 컬러감을 배제하고 오직 명도와 채도만을 통해 사진에게 새로운 느낌을 부여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흑백은 다소 딱딱하거나 거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어떠한 것을 표현했느냐에 따라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이러한 흑백의 특성은 비단 사진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의 다른 분야에서도 비슷하게 적용되고 있습니다.

 

 

사진의 전체적인 색감을 조절하는 것 외에도, 특정한 대상을 강조하기 위해 색상을 활용한느 경우도 있습니다. 위의 사진을 보시면, 삭막하고 차가운 듯한 컬러감의 도시 건물의 맨 앞에 샛노란 컬러의 택시 두 대가 나란히 줄서있습니다. 사진 한 장만으로는 이 작가가 무엇을 표현하려 했는지 단숨에 알아챌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 사진에서 택시를 강조하고 싶어서 이러한 형태로 색상을 활용했다는 점은 바로 알아챌 수 있습니다. 이처럼, 꼭 사물의 정확한 색상은 아니어도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지에 따라 색상을 선택적으로 활용함으로써 다양한 느낌을 주는 것이 어찌보면 바람직한 색상의 활용법이 될 수도 있습니다.


 




| 누가 '컬러리스트'가 되는걸까?


사실 아직까지 국내에서 '컬러리스트'라는 직업은 그다지 보편화된 직업은 아닙니다. 굳이 이러한 명칭을 가진 직업이 아니더라도 디자인 분야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컬러를 활용하고 색채를 관리하는것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갖추고 있습니다. 색채에 대한 이론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제품이나 그래픽 디자인을 할 때도 색상은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대다수의 디자인 관련 대학에서는 색채의 영향력을 높게 판단해 전공과목으로 선택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 이를 증명하는것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컬러리스트라는 직업을 갖지 않아도 해당 자격증을 취득하거나, 유사한 분야에서 색상을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사람이라면 우리는 그들을 컬러리스트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물론 법적으로 인정받는 컬러리스트 라는 직업은 아닙니다만...) 그리고 펠로에도 이렇게 색상을 원하는대로 자유롭게 구성하고 활용하는 디자이너들이 있습니다. 프레젠테이션 템플릿을 디자인하는 과정에 있어서의 색상은 청중들에게 정보를 얼마나 명확하게 전달할 것인지, 혹은 어떠한 정보가 해당 슬라이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척도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제에 맞는 색상을 제대로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컬러리스트'라고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컬러리스트라는 직업을 위해 국가에서 마련한 별도의 자격증도 있습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시행하는 국가기술자격증으로 '컬러리스트 산업기사'와 '컬러리스트 기사' 2가지가 있습니다. 해당 과목의 전공 여부와 실무 경험이 어느정도 되는지에 따라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의 종류가 다르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색채에 관한 이론을 습득하고 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실기평가가 이루어지는 것은 동일합니다. 각각의 색상이 주는 이미지와 느낌을 얼마나 파악하고 있는지, 그리고 이를 효과적으로 사용 가능한지에 대한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입니다. 하지만 해당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해서 취득한 사람들 모두가 컬러리스트인 것은 아니겠지요. 본인이 하고 있는 일 혹은 학업 등에서 어떻게 접목하여 사용하느냐에 따라 컬러리스트가 될 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습니다. 그건 오직 스스로의 몫이겠지요.





| 프레젠테이션에서의 컬러활용, 어떻게 해야 할까?


디자이너들이 쉬우면서도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야가 바로 이 '색상 활용'분야입니다. 수 없이 많은 참고자료를 보고 또 보고 응용해보며 습득한 경험과 지식을 모두 동원하여 프레젠테이션의 주제와 목적에 맞는 색상을 반영한 템플릿을 제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도 프레젠테이션을 위한 파워포인트를 만들 일이 있다면, 주제와 장소, 목적 등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 충분히 고려하신 후에 색상을 활용하시는 게 좋습니다. 단, 너무 화려하거나 복잡한 색상 사용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될 기본색, 가장 중요한 부분에서 핵심을 표현할 색, 핵심을 보조하는 색 등 적게는 3~5가지에서 많게는 5~8가지 내외의 색상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보편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각의 색상에는 정말 다양한 의미와 이미지가 담겨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어떻게 배치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또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색상들의 고유한 이미지와 느낌을 잘 생각해서 활용한다면 여러분들의 디자인도 더 멋진 날개를 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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