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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 my life/생각

2016. 6. 12 p.m. 18:29

by 여히_ 2015. 6. 12.

맘에 안드는 것 투성이다. 어디 하나 멀쩡한 곳이 없다. 몸도 마음도 그렇다. 모두 다 다쳤다. 과연 이게 끝일까 하는 생각도 든다. 현실은 끝이 맞는데, 그걸 인정하는게 너무 어렵다. 마음이 인정하지 않으면 현실도 그리 쉽게 바뀌지 않는다. 얼굴이 웃으면 마음이 웃는다는 말이 있었지만 나는 마음이 웃질 않으면 몸도 웃지 않는다. 마음이 아픈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상처는 아물지 않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덧났다. 쉴 새 없 상처가 더해져 딱지가 앉을 새가 없었다. 그냥 그렇게 벌어진 상처를 열어놓고 있다. 애써 꼬매지 않아도, 아픈걸 억누르며 빨간 약을 덧바르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아물겠거니 싶다. 사실 깊은 상처일수록 그렇게 쉽지 아물지 않는 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그러나 그것마저 그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고 싶다. 마음에 장애가 생겨도, 그걸로 그만이다. 평생을 절뚝거리는 마음으로 살게 된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 인정하지 않는 것이 더 힘들다.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더 힘들다. 잘려나간 다리에 가짜 다리를 붙여봤자 가짜 다리다. 그 어떤 것으로 치유되지 않는 것이 마음의 상처다. 억지로 아물게 할 수가 없다. 그 흉터를 평생을 안고 가야한다. 정말 인정하기 힘든 부분이다.


일년이라는 시간이 누군가에게는 굉장히 길게 느껴질 수도, 짧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의미 또한 다를 수 있다. 참되고 갚진 시간이었을 수 있고, 잊고 싶은 악몽같은 순간이었을 수도 있다. 최소한 내게는 악몽이 되지 않길 바란다. 꿈에서 깨어났을 때 설령 일년간의 긴 악몽이었더라도 늘 그랬듯 기억하지 못했으면 좋겠다.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고 '내가 어떤 꿈을 꾸었더라' 하고 헤맸으면 좋겠다. 그냥 아, 꿈같은걸 꾸긴 꾼것 같다는 정도의 느낌만 남겨놓고 싶다. 부디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쿨한척 하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래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다. 누구에게도 내가 다쳤음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아름다워지고 있다고 믿게 하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나는 아프지 않고, 아플 일도 없을거라고 호언장담을 했다. 하지만 그 사이 상처는 심해져 더 이상 쿨한척 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쿨함? 내가 왜 쿨해야 하는가? 쿨한 여자에게서 어떤 매력이 있는가? 아니지. 누군가에게 나의 매력을 어필하기 위해서 나를 억지로 포장하고 가꾸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여러가지 의문이 든다. 누군가는 쿨함이 매력이라 할 수 있겠지. 하지만 내 기준에서 그것은 매력이 아니다. 바보같은 짓이다. 그래서 쿨하지 않기로 했다. 충분히 아파하고 충분히 슬퍼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한 경험이 필요하다. 그래야 내가 숨을 쉴 수 있을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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