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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까기인형] 크리스마스에 떠나는 동화 속 차이코프스키 음악여행

by 여히_ 2014. 12. 8.


크리스마스와 호두까지인형은 찰떡궁합


'겨울' 하면 떠오르는 공연이 있다면? 나는 단언컨데 '호두까기 인형'이 1순위였다. (잠깐 겨울왕국에 빼앗긴 적이 있지만 다시 탈환.) 겨울 그리고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컬러인 빨강과 녹색 컬러로 화려하게 수놓아진 병정의 멋진 제복과, 꿈과 희망의 나라로 나를 인도할 것만 같은 스토리는 몇 년 동안이나 나의 상상력을 자극했지만 마땅히 '공연을 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 외면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겨울은 다르다. 드디어 나는 '호두까기 인형을 본 사람' 속에 속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이 공연이 생애 첫 발레 공연이라 조금 더 특별한 감도 있다.


이 공연이 좋았던 이유는 한 가지가 더 있다. 바로 '차이코프스키'의 음악과 함께 볼 수 있는 공연이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나름대로 숱한 클래식, 오케스트라 공연을 보며 받은 감동에 발레의 아름다움까지 더해진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설레어 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공연을 관람하며 들었던 음악은 너무나도 익숙하여 그 멜로디를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 흥얼거릴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나는 그 음악들이 호두까기 인형에서 나오는 줄은 꿈에도 몰랐었다. 발레리나와 발레리노들이 화려한 발레의 향연을 보여주는 장면장면에서 흘러나오는 그 음악들이, 음악만 들었을 때와는 또 다른 감동을 선사했다. 각 나라별로 나오는 음악의 특색이 모두 달랐고, 귀로만 들었던 음악의 느낌과 눈으로도 보는 음악에 이렇게 큰 차이가 있는 줄은 미처 몰랐다. 그래서 더 공연에 빠져들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아이들만을 위한 공연? NO!


그러나, 내가 아무리 감동을 받았다고 한들 사실 호두까기 인형은 어린이 발레에 더 가깝다. 가족을 위한 공연이긴 하나, 이는 부모와 자식들이 함께 관람하기에 즐겁다는 것이지, 어른 둘이 손을 잡고 보러 가기엔 뭔가 어색하다는 느낌이 든다. 사실 차이코프스키도 처음 이 작품의 작곡을 맡았을 때에도 그리 탐탁치 않아 했다고 한다. 이 이야기의 원작이 발레로 표현되기에는 다소 유치한 스토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작곡을 시작하고 나서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은 순탄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호두까기인형이 너무나도 궁금했고 굉장히 보고싶었기 때문에 기대 이상으로 즐거움과 만족스러움을 안고 나올 수 있었다. 그리고 나중에, 내 아이와 함께 오붓하게 손을 잡고 이런 좋은 공연을 보러 오는 그림도 상상했다.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이 흘러 나오며 무대에서 멋진 발레를 선보이는 사람들을 함께 볼 수 있는 그 순간이 괜히 기다려지기도 한다.



발레 '호두까기 인형'에 나오는 음악들




1. 작은 서곡 (Ouverture miniature)


원래 발레 전곡 버전에서는 ‘서곡’이라고만 되어 있는데 모음곡 버전에서 ‘작은’이란 말이 추가되었다. B♭장조, 2/4박자. 소나타 형식에서 발전부를 뺀 형태의 구성으로, 현과 목관의 사랑스런 연주가 돋보이는 행진곡풍의 곡이다.




2. 성격 춤곡 (Danses caractérisitiques)


행진곡 (Marche)

G장조 4/4박자로 발레에서는 1막의 두 번째 곡이다. 아이들이 크리스마스 트리를 둘러싸고 행진하는 모습을 그렸다.


사탕요정의 춤 (Danse de la Fée-Dragée)

2막의 다섯 번째 곡 ‘파 드 되’(2인무)의 세 번째 순서에 해당한다. 네 마디의 현악 피치카토를 타고 첼레스타가 신비로운 선율을 연주한다. 첼레스타는 1886년에 발명된 건반악기로 차이콥스키가 파리 여행 중에 발견했다. 이 악기의 독특하고 영묘한 음색에 매료된 작곡가는 지인에게 이 악기를 사놓으라고 부탁하면서 림스키-코르사코프나 글라주노프에게 알려지는 일이 절대 없도록 하라고 신신당부하기까지 했다. 발레곡에서는 이 곡 외에도 여러 대목에서 첼레스타가 자주 등장한다.


러시아의 춤, 트레팍 (Danse russe Trépak)

2막의 디베르티스망(여러 무용수가 번갈아 다른 춤을 추는 것으로 대개 줄거리와 상관없는 볼거리 위주로 진행된다) 중 네 번째 곡. 트레팍은 러시아의 전통 민속춤이다. G장조 2/4박자. 현 위주의 활기차고 빠른 곡이다.


아라비아의 춤(Danse arabe)

디베르티스망 중 두 번째 곡. 동양풍의 곡으로 그루지아 지방의 자장가 선율을 사용했다고 한다. 약음기를 단 첼로와 비올라가 북소리를 흉내낸 뒤 잉글리시 호른과 클라리넷이 이에 응답한다. 이윽고 약음기를 단 바이올린이 주선율을 연주한다.


중국의 춤 (Danse chinoise)

전곡 발레에서도 ‘아라비아의 춤’ 바로 뒤에 등장한다. B♭장조 3/4박자. 바순과 더블베이스의 뒤뚱거리는 듯한 리듬을 타고 플루트가 낭랑하게 노래한다.


풀피리의 춤 (Danse des mirlitons)

발레 버전에서는 ‘트레팍’ 다음에 나온다. 아몬드 과자로 된 여자 목동이 풀피리를 불면서 추는 춤이다. 2/4박자. 중저음현의 피치카토 반주를 타고 세 대의 플루트가 선율을 연주한다. D장조에서 F단조로 전환되는 중간부에서는 금관이 새로운 주제를 연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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