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2006. 7. 20
베로니카는 제드카가 '미친 사람'이라는 낱말을 발음하는 억양에 웃음지었다. 하지만 그녀는 갑자기 불안해졌다. 모든 게 너무나 정상적이고, 너무나 쉬워 보였던 것이다. 직장에서 바로, 바에서 남자친구의 침대로, 침대에서 자신의 방으로, 자신의 방에서 엄마의 집으로, 이렇게 다람쥐 쳇바퀴 돌듯 틀에 박힌 생활을 해온 그녀가 지금 정신병원이라는, 꿈조차 꾸지 못했던 공간을 경험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무런 부끄러움 없이 스스로 자신이 미친 사람이라고 고백할 수 있는 곳. 남에게 호의를 베풀어야 한다는 이유만으로 자신들이 하던 재미있는 활동을 중단하지 않는 곳.
그녀는 제드카가 사실대로 이야기한 것이지, 아니면 미친 사람들인 자신들이 더 나은 세계에 살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택한 태도인지 잠시 생각해보았다. 하지만 아무렴 어떤가? 상황은 흥미로웠고 전혀 예기치 못한 것이었다. 사람들이 보다 자유롭게 자신의 욕망들을 실현하기 위해 미친 척하는 장소를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베로니카' 라는 이름에 이끌려 덥썩 집어버린 책이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걸 생각할 시간을 줬던 책인 것 같아요.
삶과 죽음이라는, 철학의 가장 기본적인 부분을 어느정도 건드려도 볼 수 있었고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시간에 대해서도 많은것을 깨우칠 수 있었던 책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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