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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 my life/생각

가치

by 여히_ 2015. 8. 2.

내 지갑엔 쓰지 않는 현금 71,000원이 있다.
1,000원짜리는 스님에게 받은 새해복돈이고
만원짜리 두 장은 아빠에게 받은 세뱃돈이고
오만원짜리 한 장은 엄마에게 받은 용돈이다.
(고모에게 받은 2달러 지폐도 있다.)

이 돈들은 돈으로써의 가치보다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가 있다.
그렇다보니 어느곳에서 현금이 부족할 때도
결코 이 현금을 사용하지 않는다.
'거기 돈이 있는데 왜 안쓰느냐'고도 하는데,
그때마다 번번히 "쓰는돈이 아니다" 라고한다.

이 비슷한 일은 어릴적에도 있었다.
당시 떨어져 살던 언니를 유난히 좋아했던 터라
언니와 같이 나눠먹은 과자봉지마저 아꼈다.
그 봉지를 고이 접어 베개 밑에 넣어두었었다.

무엇이든 소중한 것이 생기면
방법은 다르지만 어떻게든 보전하려고 한다.
물론 개중엔 내 손을 떠난 것들도 있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것들은 '추억상자'에 있다.
어릴 적 친구와 주고받았던 편지에서부터
고등학생때 쓰던 다이어리,
군대간 친구의 이야기가 담긴 편지,
한 때 취미로 모은 온갖 엽서들까지
이 추억상자는 참 오랜시간을 담고 있다.
설령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 있어도
상자의 뚜껑을 여는 순간 나는 그때로 돌아간다.
그리고 그시절을 떠올리며 웃곤 한다.

모든것들은 의미가 있고,
그렇기에 가치가 있다.
오랜만에 열어본 추억상자에서
오늘도 또 여러 기억을 꺼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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