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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 my life/영화

[제리 맥과이어] 당신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by 여히_ 2014. 4. 24.


Jerry Maguire

당신이 잊고 사는 것이 하나 있다면...


줄거리

{지구엔 60억 명이 살고 있다. 내가 어릴 적만 해도 30억 명이었는데... 여기는 미국이다. 스포츠에 살고 스포츠에 죽는 나라지. 인디에나의 올해 13살인 클락 호, 국내 최고의 포인트 가드다. 지난 주에 100점을 뽑았다. 한 경기서. 올림픽 유망주 에리카, 시애틀의 달라스, 그녀 덕분에 여자들이 덩달아 권투를 시작했다. (중략) 난 겉으로 드러나는 사람이 아니다. 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니깐. 난 스포츠 에이전트다.}


  스포츠 에이전시의 매니저 - 제리는 그 분야에서 모두가 인정하는 실력자. 뛰어난 능력과 매력적인 외모까지 겸비한, 모든 여성이 꿈꿔왔던 남자이다. 출세가도를 질주하던 어느날, 제리는 갑작스런 해고 통보를 받게된다. 회사는 방대한 고객보다는 소수 정예의 고객들에게 진실한 관심을 기울여야 하며, 정작 중요한 것이 돈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점에 요지를 두고 작성한 제안서가 문제가 된다.


  하루아침에 벼랑 끝에 선 남자로 전락한 제리는 자신과 함께 할 동료를 찾지만 사람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인다. 낙담한 제리가 회사를 떠나려는 찰나, 한 여자가 그를 따라 나선다. 강한 승부욕과 일에 대한 집착 때문에 인간 사이의 정을 잊고 산 그가 티없이 맑은 영혼을 소유한 도로시와 인생의 시련기를 함께 극복해 나가면서 결국 그녀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를 알게 된다.



오래된 영화이고, 정식 발매된 DVD가 아니라서 어느 정도의 의역이 있을거라는 생각을 갖고 보긴 했지만, 그래도 그 하나하나에 담긴 의미들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영화의 힘이란 그런 것 같다. 굳이 정확하고 명확한 해석이 아니더라도, 눈 앞에 펼쳐지는 장면을 통해 보는 이들마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건 분명 영화의 큰 매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영화가 그랬다. 사실 나는 이 영화의 존재여부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고, 그래서 내가 이 영화를 보고 감상으르 적게 되리라고는 생각치도 못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니, 더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의미 있는 영화를 봤으면 하는 마음에 자꾸 글자를 적어 내려가게 되는 것이다.



영화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주인공의 이름은 제리 맥과이어다. 거대한 스포츠 엔터테인먼트사에서 약 70여명의 선수들을 관리하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던 그는, 자신이 오랫동안 해온 일에 대해 무기력함과 회의를 느끼기 시작했는데, 그게 바로 이 영화의 발단 되시겠다. 특히나 전문성을 강조하고 있는 요즘같은 시대에 이런 고민 없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만 놓고 보더라도 약 5년을 해왔던 분야의 일에 점점 흥미를 잃어갔고, 내가 무엇을 위해 일을 하고 있는지 그 목적조차 불분명해졌다. 말 그대로 초심을 잃은 것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내가 다녔던 회사의 사훈이 '초심'이었고, 나를 이끌어주셨던 많은 분들이 '초심을 잃지 말라'라는 이야기를 꾸준히 하셨던 덕분에 가끔 찾아오는 패닉이나 절망도 그리 어렵지 않게 이겨낼 수 있었다. 각설하고, 주인공인 제리 맥과이어는 자신의 일이 옳은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음을 감지하고 그 즉시 '업무 지침서'라는 것을 작성하게 된다. 새벽 2시에 말이다. 그리고 그것을 110여부나 복사하여 회사 전직원에게 돌려 주목과 관심을 끌었고, 훌륭하게 해냈다는 응원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은 무조건적인 행운은 아니었다. 그 업무 지침서에는 영업직 혹은 유사한 직종의 사람들이 고단해 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일을 어떻게 처리하는게 좋은 것인지, 궁극적으로 무엇을 위해 일해야 하는 지 등에 대한 이야기가 적혀 있었는데 바로 그 부분이 회사의 심기를 건드린 것이다. 결국 제리는 회사를 떠나게 되는데, 이 때 자신의 '업무지침서'에 감동을 받은 한 명의 여직원과 조촐히 사업을 시작한다.




사업의 시작은 나름대로 순조롭고 평탄했다.

스포츠계에서 거물급이라 불리는 스타의 매니지먼트를 맡을 기회를 얻게 되며 그는 승승장구하는 듯 했다. 심지어 함께 퇴사를 결정했던 직원과의 러브라인이 생겨나면서 나름대로 멜로의 풋풋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세상일이 거진 그렇듯, 그에게도 여러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잦은 출장 등으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이는 소원해졌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믿었던 스포츠 스타마저 그에게 등을 돌리고 만 것이다. 사실 사회에서도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믿었던 누군가에게 배신을 당하는 일 말이다. 우리는 그런 경험이 처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배신을 뼈저리게 느끼고 아파한다. 아마 제리도 비슷한 심정이었으리라 생각된다. 


하나 둘씩 금기 가기 시작한 그의 인생은 스포츠 스타를 놓치면서 극에 달했고, 결국 그에게 남은 단 한명의, 소위 '3류'라고 불릴 법한 풋볼선수를 선수시장에서 성공적으로 내다팔기(?)위한 그의 고군분투가 시작되었다. 제리는 선수를 위해 주야를 가리지 않고 뛰어다녔고, 그것이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고 굳게 믿었다. 사람을 믿고, 그 사람을 돕는 일을 하는 것을 자신의 천직이라 여기서 단 한순간도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소홀하지 않았던 것이다. 



  



스토리는 이정도까지 이야기 하고, 오래전 영화이니 결론먼저 말하자면 '해피엔딩'이다. 3류라며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던 풋볼선수는 일약 스타덤에 올라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거액의 연봉 협상에 성공했고, 제리 맥과이어가 하마터면 놓칠 뻔 했던 사랑도 제대로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줄거리를 요약하는 능력에 취약해서 그런 내용을 이 글에 제대로 담아내지는 못했지만 이 영화를 추천하는 가장 강력한 이유는 이야기 할 수 있다. 


바로 '초심'이다.

누구에게나 초심은 있다. 처음으로 직장에 출근 하던 날, 굳은 결의와 다짐을 하며 씩씩하게 출근하는 것 만으로도 벅차고 행복했던 시절이 있다는 말이다. 어떤 일이든 나에게 주어진 일이라면 달려들어 무조건 해내겠다는 열정으로 똘똘뭉쳐있었던 그런 시절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초심의 빛을 서서히 잃어가기 시작한다. 초심을 잃는 것은 비단 일에서만의 문제는 아니다. 연애에 빗대어 보아도, 연애 초기의 풋풋하고 설레었던 사랑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익숙해지고, 자연스러워지고, 그리고 서로가 너무 편해지다보니 권태가 오기도 하고 그런 것이다. 이런 상황은 누구에게나, 어떠한 형태로든지 닥칠 수 있다. 당신의 직업이 무엇이든, 성별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초심이라는 놈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흐려지는 것이 어찌보면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초심의 끈을 놓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눈 뜬 장님마냥 흐려지는 초심을 넋 놓고 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


초심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사회적으로 크게 성공한 사람들이나 명망과 덕을 쌓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살펴보다보면 그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중에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초심을 잃지 않으려는 자세다. 어떤 마음으로 시작했는지 그 느낌을 항상 기억하고, 되새기고, 잊지 않기 위해 기록하고 상기하는 것만이 초심을 잃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것이다. 초심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를 하다 보면 더러는 '오히려 시작일 때는 너무 힘들었지만, 지금은 그렇게 힘들지도 않고 모든 상황이 나아졌는데 굳이 힘들었던 그 시절을 상기할 필요가 있는가'라고 묻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그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흐트러지는 모래 위에 성을 쌓을 수 없듯이, 기반이 제대로 다져지지 않은 상태로는 제대로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초심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근간이자 기반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눈에 보이는 어떠한 스킬이 아니라, 그 상황에서의 마음가짐이 초심이다. 너무나도 식상하지만, 다 알고있지만 실천하기 어렵다는 것도 알지만, 우리는 초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제리 맥과이어도 마찬가지였을것이다. 그 일을 시작할 때 본인이 어떤 마음이었는지, 어떤 원대한 꿈을 품고 일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회상하는 장면에서 그가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물론 상황적인 측면에서 악화된 것들도 없지는 않지만, 그런 것들을 극복하고 역경을 헤쳐나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도 바로 초심이었다. 무언가를 제대로 대하는 마음, 진심을 다해 믿어주는 마음, 그러한 것들이 하나 둘 씩 차곡차곡 모여 나갈 때 비로소 자신이 생각했던 꿈과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희망차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이 영화를 이야기하면서 톰 크루즈를 빼놓을 수 없다.

내 기억 속의 톰 크루즈는 매우 잘생기고, 매너가 좋으며, 연기를 굉장히 잘 하는 그런 멋진 남자 배우였다. 나는 그가 처음부터 연기를 어느 정도 잘했던 배우라고 생각했는데, 검색을 하다 보니 꼭 그런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항간에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제리 맥과이어가 개봉되기 전까지 그의 연기실력은 그다지 돋보이지 않았고, 그저 얼굴만 번지르르한 남자배우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를 통해 톰 크루즈는 어느 정도 연기에 대해 인정을 받을 수 있게 되었고, 이후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바닐라 스카이 등 장르를 불문한 다양한 영화에 뛰어 들며 현재까지 그 실력을 이어오고 있는 배우가 되었다. 역시 어떤 배우를 알기 위해서는 한 두편의 영화만으로는 제대로 알 수 없는 것 같다. 기껏해야 나는 미션임파서블이나 바닐라 스카이, 오블리비언, 잭 리처, 마이너리티 리포트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그간 그가 해온 필모그라피를 둘러보면 다양한 장르에 도전한 기색이 역력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그런 그가 연기로 인정받았던 영화라고 하니 무언가 더 특별하다는 느낌을 받는건 기분탓인가?


아무튼 다시 영화 이야기로 돌아와서, 이 영화에서 던지고 있는 핵심 메시지 (직업병에서 나온 말...)는 '인생에서 잊지 말아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에 대해 잊지 않아야 한다는 게 아닐까 한다.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앞서 계속 부르짖었던 초심정도가 될 것 같다. 자, 당신의 인생에 있어서 잊어서는 안되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제리 맥과이어 (1997)

Jerry Maguire 
9
감독
카메론 크로우
출연
톰 크루즈, 쿠바 구딩 주니어, 르네 젤위거, 켈리 프레스톤, 제리 오코넬
정보
코미디, 로맨스/멜로 | 미국 | 138 분 | 1997-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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