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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남자] 울지 못하는 남자와 울 수 없는 남자

by 여히_ 2014. 6. 16.

Don't cry & Can't cry

울지 못하는 남자와 울 수 없는 남자




한 번 생긴 캐릭터라는 건 쉽게 바뀌는게 아닌 것 같다. 특히 그 캐릭터가 대중의 큰 인기를 얻어 유명해진 경우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나에게 장동건은 그런 존재다. '신사의 품격'에서 서이수를 사랑함에 있어서 거침없었던 남자의 모습 말이다. 아직까지도 그 캐릭터가 생생히 내 머릿 속에 살아있는 와중에 접한 장동건의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기엔 내가 아직 준비가 덜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굳이 이 영화를 보고싶었던 이유는 원빈 주연의 '아저씨'때 생긴 '한국형 느와르'에 대한 여운이 아직 남아있어서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느낌의 느와르물을 자주 접하지 못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저씨는 '원빈'이라는 핫한 인물을 활용하여 나름 흥행성적이 좋은 영화를 선보인 적이 있다. 이후 여러 비슷한 장르의 영화들이 몇 편 개봉되었지만, 아직까지도 내 머릿 속에 남아있는 아저씨의 기억이 꽤나 좋았기 때문에 이 영화가 더 보고싶었던 것일수도 있다. 무엇보다 포스터의 마케팅이 참 괜찮게 되었다는 생각을 했는데, 우는 남자의 포스터를 보면 장동건과 김민희가 나란히 서 있되, 김민희는 인질의 느낌의 폴폴 풍기면서도 긴장하지 않은 듯한 표정을 하고 있다. 나는 그 포스터 속의 두 사람의 관계가 너무 궁금했다. (아마 다른 사람들도 그랬을걸? 아, 또 나만 그런건가.) 그리고 영화 속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어서 나름 만족스러웠다.


영화 제목을 짓는 과정에 있어서 스토리의 어느 부분을 발췌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정말 중요하다. 짧은 문장 혹은 단어 하나로 사람들이 그 영화에 매력을 느끼고 극장을 찾느냐 안찾느냐의 문제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으로 볼 때 사실 '우는 남자'라는 타이틀은 썩 와닿는 제목은 아니었다. 장동건 (극중 '건')이 연기한 캐릭터에서 묘한 슬픔이라던가 애잔함이라던가 이런 느낌은 잘 드러나지 않았고, 영화의 끝부분에 다다라서야 왜 영화제목이 우는남자일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설명하는 듯한 느낌의 장면이 나오는데, 음. 뭐랄까 - 캐릭터에 담긴 비애가 적은 반면 그걸 억지로 극대화 하기 위해서 제목을 이렇게 짓게 되었고, 짓고 보니 스토리와의 연계성을 크게 느끼지 못해서 맨 마지막 장면을 넣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달까? 아무튼 그랬다. 가끔 그런 영화들이 있다. 제목과 내용의 어떤 접점도 찾기 힘든 영화들 말이다. 그래도 이 영화는 최소한 '왜 우는 남자인가'에 대한 정의는 해줬으니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 장면마저 없었으면 정말 벙찐 느낌이었을 것 같다. 차라리 영화 제목을 '울지 못하는 남자'라고 해버리면 오히려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는, 그저 그런 생각.


신사의 품격에서 보던 장동건의 품격은 여전히 살아있었지만, 이에 비해 김민희의 연기는 아직 놀랄만큼 성장하지 않은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수는 없었다.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표출하거나 혹은 의도적으로 그 감정을 표출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등 아직은 외형적인 부분에서 김민희가 표현할 수 있는 범위가 조금은 좁다는 그런 느낌이었다. 부디 다음 작품에서는 좀 더 나은 연기를 선보일 수 있기를.








우는 남자 (2014)

6.1
감독
이정범
출연
장동건, 김민희, 브라이언 티, 김희원, 김준성
정보
액션, 드라마 | 한국 | 116 분 | 2014-06-04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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