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re is 'your Edge'?
당신의 '경계선'은 어디에 있는가?
톰 크루즈는 여전히 잘생겼으며, 나이가 들면 들수록 정우성과 굉장히 닮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정우성이 톰 크루즈를 닮아가는건가? 아무튼 동양인 배우와 서양인 배우가 매우 유사한 외모로 나이가 들어간다는 점이 꽤 신기하다. 그래서 그런지 이 영화를 보며 끊임없이 정우성이 생각났다. 마치 정우성을 보듯 톰 크루주의 연기를 면밀하게 감상해 주었다. (사실 그러면 안되는거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어쩌겠나 너무 닮았는걸.)
예고편에서는 '죽어야 강해지는 남자'라고 되어 있길래 이 사람이 죽어야 파워가 세지는 뭔가가 있구나 라는 추측을 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매일매일 똑같은 상황에 놓이며 같은 전쟁을 수백번 반복하다보니 당연히 다양한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한 가지 의아했던 점은, 시간이 되돌아간다면 근육량이나 체질적인 부분도 그대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뭐랄까 과거로 돌아가면 돌아갈수록 자꾸만 몸도 더 좋아지는 듣한 느낌이 들었달까?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몸이 기억하는 반응'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된건지 설명이 안되어 있었다. 물론 궁금한 사람은 나뿐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보다는 '인간병기'라는 단어가, 사람이 사람 손에 의해 인위적으로 조작되고 만들어진 존재라는 느낌이 강한 단어인데 왜 꼭 이 단어를 썼어야 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더 효과적일 거라는 분석도 있었겠지만, 나처럼 포스터로 영화의 전체 스토리를 예상하려는 알싸한 습관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속단의 여지가 너무나도 가득한 그런 표현인데 말이다. 사실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톰 크루즈는 누군가에 의해 신체 변형이나 조작이 일어나는 것이 아닌데도 말이다. 원래 영화가 하려고 했던 이야기에서 핀트가 약간 어긋난 느낌이 들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래도 전반적으로는 그의 활약상이 말 그대로 '인간병기'의 역할을 해내게 되었으니, 또 굳이 그게 아니라고 부정하기도 애매하다. 애매하네.
지구가 외계인의 참략을 받아 멸망할지도 모른다는 위기에 놓이는 영화들이 수 차례 제작된 바 있고, 그 전체적인 스토리의 구조가 다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이러한 영화가 생산되는 이유가 뭘까, 라는 고민을 잠깐 했더랬다. 왠지 말 그대로 조만간에, 가까운 미래에, 외계인이 지구를 침략할 것이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대처방안을 미리 영화화 해서 보여주는게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니 또 한편으로는 재밌기도 했다. 저런 상황에 놓이게 되면 나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전장에서 싸우다 죽을까 아니면 주인공이 되어 인류를 구하게 될까? 대부분의 영화들은 아주 평범한 누군가의 깨알같은 기지로 위기를 모면하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걸 알고 있으니 나는 전자에 해당할 것 같다. 그저 그렇게 당하다가 죽을 것 같은 느낌이. 평소 어떤 재난 속에서도 나만큼은 죽지 않고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자연스러운 재해나 재난이 아닌 외계생명체로부터의 습격에서는 살아남기가 조금 애매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이런 영화를 미리미리 많이 봐두고 내 살길을 찾아야겠다는 조금은 식상한 생각도 든다.
연기자들이 편하면서도 어려웠을거란 생각도 들었다. 같은 대사, 같은 상황을 끊임없이 연출해야 하니 말이다. 그것도 매번 다른 방향에서 촬영을 하다보니 동일한 톤을 유지한 채 연기를 하는 것도 어려웠을테고. 물론 한 장면을 여러대의 카메라로 촬영해서 돌려쓴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 이 영화는 주인공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른 사람들이 반응이 미묘하게 조금씩 달라졌기 때문에 더 어려웠을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그런 장면장면이 모여 전체적인 하나의 그림을 완성해 나가고 있으니, 흡사 수묵화 1000ps 퍼즐을 맞추는 기분이랄까?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지만 뭔가 되는것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고 그런 느낌 말이다.
어느 세월에 외계인이 지구를 침략할 지 모르겠지만, 그냥 나는 내 살아 생전에 그런 일은 없었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을 가졌다.
"몰랐으면 좋았겠지만, 당신을 알게 되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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