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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전편인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편을 생각보다 재미있게 봤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내키지는 않았다. 사람이 주인공이 아닌, 유인원이 주인공인 영화를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전에도 그러하였듯이, 이번에도 생각보다 재미있게 영화를 관람하고 말았다. 2시반 반 가량의 긴 러닝타임동안 딱 한번 살짝 피곤했던 부분을 제외하고는 꽤나 흥미롭게 영화를 즐겼다.
아주 예전에 제작되었던 혹성탈출이 구체적으로 어떤 스토리를 가지고 제작되었는지는 본 적이 없지만 (영화를 소개하는 주말 프로그램에서 얼마나 '허섭하게' 유인원을 표현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을 본 것 외에는 전혀 모름.), 이전편과 이번편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었다고 본다. 물론 이전 편에 대한 전반적인 스토리를 알고 봤다면 각각의 장면들이 주는 이유에 대해서도 알겠지만, 나는 그런 부분까지는 캐치할 수 없었기 때문에 패스하도록 한다.
아무튼, 예전편에 비해 배우들의 미세한 표정이나 행동 하나하나까지도 더욱 정교하게 모션캡쳐를 할 수 있는 기술을 접목해 보다 현실감 넘치는 CG를 만들 수 있었다는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예전에 제작된 혹성탈출은 배우들이 직접 얼굴에 분장을 하거나 가면을 뒤집어 쓰는 정도의 연출이었지만 기술이 좋아진 지금은 얼굴의 근육이나 움직임 등을 미리 캡쳐하면 그에 맞춰 다양한 동작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 극의 몰입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스토리상으로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유인즉슨 이렇다. 맨 처음 제작되었던 오리지널 혹성탈출의 경우에는, 서기 2천몇년 경에 외계행성에 불시착한 인간들이 그 혹성에 살고 있는 유인원과의 마찰을 빚으며 어려움을 겪다, 극의 마지막에 가서는 모래 속에 파묻힌 자유의 여신상 머리를 발견하면서 그들이 지구를 떠나 다른 행성에 도착한 것이 아니라, 먼 미래의 지구에 다시 도착했다는 반전으로 스토리가 끝났었다. 하지만 이번편 뿐 아니라 몇해 전 개봉했던 에피소드는 프리퀄의 형태로 제작되어지다보니 큰 반전은 없었다. 모두가 예측할 수 있을만한 스토리와 상황들의 연속이었기 때문에 뭔가 대단한 반전 혹은 1편에서 발견된 자유의 여신상의 머리가 어떻게 그곳에 있게 되었는지에 대한 해명같은 부분을 기대했을 법한 사람들에게는 다소 실망감을 줄 수 밖에 없었떤 것이다.
비록 전반적인 스토리가 미약했을 수는 있으나, 생각보다 극의 몰입도는 높았다는 부분은 인정한다. 물론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 집중해서 볼 순 없었지만 (끝나갈 때쯤 약간 지루하다는 느낌이 잠깐 들었다.) 그래도 평화를 추구하는 인간과 유인원이 어떻게 변해가는지에 대한 과정을 볼 수 있었던 것은 좋았던 것 같다. 유인원도 결국엔 인간과 같이진다는 이야기를 했던 시저의 모습에서, 사회라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오히려 자연의 섭리를 굳이 명확하게 지키는 캐릭터를 고르자면 '코바'가 순수한 자연과 더 가깝다. 하지만 영화 속 유인원은 지능을 갖게 되었고, 수화와 영어를 하며 인류의 여러 부산물들을 활용한다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그들도 결국 군락과 사회를 이루며 인간이 겪었던 많은 문제들을 겪게 될 것이라는 상상을 할 수 있었다. 이후 어떤 편이 나오던지, 그들이 점점 '인간화'되는 모습이 그려질 것 같다는 그런 상상 말이다.
"평화가 가능할 줄 알았어..." 시저의 대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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