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큘라 : 전설의 시작] 사랑하는 모든 것을 지키기 위해 어둠으로 들어간 드라큘라의 탄생비화

사랑하는 모든 것을 지키기 위해 어둠으로 들어간 드라큘라의 탄생비화

나는 이런 류의 영화를 굉장히 좋아한다. 뱀파이어나 드라큘라가 나오는 장르의 영화말이다. 이런 영화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짐작하는 그대로다. 바로 '트와일라잇' 시리즈 때문이다. 나에게 뱀파이어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었음은 물론, 내일 모레 서른을 바라보는 나이이에도 '지구 어딘가에는 뱀파이어가 존재한다'같은 허무맹랑한 말을 믿게끔 만든 영화였다. 마치 어린 아이들이 산타할아버지가 실존한다고 믿는 것과 진배 없다. 이 뿐만이 아니라 톰 크루즈가 주연으로 나온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도 좋아한다. 영화의 내용이나 구성이 조금 어두운 면은 없지 않지만 뱀파이어의 삶에 대한 고증(?)을 들을 수 있는 영화라서 좋아한다.

  

이렇게 뱀파이어 혹은 드라큘라라는 존재에 대해 장난 아닌 환상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 이번 영화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판타지나 액션이 아니라 시대극, 역사물 정도로 인식되어버린 것이다. 물론 영화 포스터나 예고편에서는 충분히 판타지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지만, 실제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오히려 '드라큘라 백작'이라는 존재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비화를 나름대로 판타지 스럽게 보여주는 정도에만 머물렀다. 그러나 그 과정을 보여줌에 있어서 환상적인 마법이나 기술이나 능력을 우선시 한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에 대해 짚고 넘어가다보니 역사적인 느낌이 더 고스란히 전달되었던 것 같다.

이번 영화에서 주연 '드라큘라' 역을 맡았던 '루크 에반스'는 익숙한 얼굴은 아니었다. 오히려 술탄 역의 '도미닉 쿠퍼'가 더 익숙한 얼굴이었다. (못됀얼굴, 범죄 저지르게 생긴 얼굴, 착한 역할은 죽었다 깨나도 못할것 같은 얼굴!!!) 물론 주연이 누군지 아느냐 모르느냐 하는 것은 영화를 감상하는데 큰 요인이 아닐 수 있지만 최근들어 이 배우가 예전에는 어떤 작품을 했었는지, 어떤 캐릭터를 소화했는지를 떠올리는 재미가 있어서.. 그냥 생각이 나서 써봤다. 각설하고, 낯선 얼굴의 주연이었지만 (사실 이 배우가 얼마만큼의 영향력이나 인지도를 가진 배우인지도 잘 모름) 전체적인 영화의 스토리를 참 잘 끌고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 내 가족을 지키겠다는 신념이 있었기 때문에 그는 어둠 속으로 겁내지 않고 들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어떤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답을 찾고, 방법을 모색하고, 결국은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는 늠름한 아버지의 모습을 아주 잘 표현했던 것 같다. (내 아빠 삼고 싶을 정도...?)

처음에는 그냥 가족이나 지키려고 드라큘라가 되었네, 싶었는데 생각치도 못했던 여러 장면들이 등장해서 극의 마무리가 더 깔끔했던 것 같다. 그가 표현한 드라큘라라는 캐릭터에는 악한 기운, 나쁜 음모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순수히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고자 했던 의도가 더 강했기 때문에 그러한 결말을 맞이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영화의 마지막 대사에 보면 '게임을 시작해볼까'와 유사한 대사가 나오는데, 이게 다음 후속작을 의미하는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다. 영화의 제목도 '전설의 시작'이라는 문장이 덧붙었는데, 이게 과연 2편을 의미하는 건지 아님 최근 유행하는 흥행을 위한 부제 붙이기에 합류한 것인지까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이번 영화는 우리가 늘 생각하던 그런 드라큘라의 모습을 제대로 탈피한 영화라고 하고 싶다. 그동안 너무나도 익숙했던 드라큘라 백작의 망토라던지 (이 망토는 뱀파이어들도 심심찮게 두르고 나왔다.) 송곳니를 드러낼 때의 표정 등은 올드하지 않게 새롭게 표현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어떻게 드라큘라가 되었는지에 대한 과정을 세세하게 보여줌으로 인해 드라큘라가 절대악이 아님을 강하게 피력하고 있었던 것 같다. 영원한 삶을 필요로 했던 것도 아니고, 누군가를 지배할 강력한 힘을 원하는 그런 캐릭터도 아니었다. 아들을 아끼는 아버지, 아내를 사랑하는 남편으로서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기 위한, 정말로 선택하고 싶지 않았던 선택을 한 멋진 어른의 모습이었달까? 잔인하고 무섭고 무자비한 드라큘라가 아니라 사랑하는 모든 것을 위해 자신의 아픔과 고통에는 아랑곳하지 않았던 그 모습이 하나 둘 떠오른다.

드라쿨라라는 주제가 생각보다 올드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존재의 탄생에 담긴 의미를 되돌아봤다는 점에서는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모든 사람들이 궁금해 하지만 아무도 다뤄주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 비록 허구의 이야기이나 시원하게 긁어준 것 같아서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나도 드라큘라가 되고싶...(응?) 아님 뱀파이어라도...(으응..?) 에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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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 전설의 시작 (2014)

Dracula Untold 

7.5

감독

개리 쇼어

출연

루크 에반스, 도미닉 쿠퍼, 사라 가돈, 찰스 댄스, 아트 파킨슨

정보

판타지, 액션 | 미국 | 92 분 | 2014-10-08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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