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답을 찾을것이다. 늘 그렇듯이"
영화 '인터스텔라'
진한 가을의 향기가 진동했던 지난 주말, 무려 일주일만에(?) 새로 개봉한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았다. 사실은 조금 더 빨리 관람하고 싶었지만, 이번 영화가 세간의 관심을 제대로 받고있다보니 예매조차 쉽지 않았다. 결국 사람들이 거의 없을거라고 생각한 이른 낮 시간으로 영화를 예매해서 관람하게 되었다.
이번 영화가 큰 관심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크리스토퍼 놀란'감독의 연출작이라는 점이지 않을까 한다.그동안 이 감독이 연출한 대표적인 작품으로 <인셉션>, <트랜센던스>, <맨 오브 스틸>, <다크나이트>, <메멘토> 등이 있다. 그 중 나름 최근 개봉한 <인셉션>의 경우에는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영역을 뛰어넘었다'고 할 정도로 놀라운 연출이 박수갈채를 받은 바 있고, 가장 최근에 개봉했던 <트랜센던스> 또한 상상이 공상을 넘어 과학으로 실현되었을 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린걸로도 놀라움을 자아냈었다. 이번에 그가 연출한 영화 <인터스텔라>는 가까운 미래, 지구의 상태가 병들고 악화되자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서의 새출발을 목표로 하는 NASA와 이 연구에 우연찮게 동참하게 된 한 아빠가 머나먼 우주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3차원, 4차원을 넘어 5차원에 존재하는 어떠한 존재가 현실 속의 사람들에게 무언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믿는 과학자와 우리 은하계가 아닌 또 다른 은하계에 사람이 살 수 있을만한 행성이 있을것이라고 믿는 과학자등이 함께 연구하여 개발한 우주선이 쏘아올려지고, 이후 일어나는 모든 일들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극복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랑하는 딸과 어쩔 수 없이 헤어져야 하는 아버지의 모습, 인류와 지구를 구해야 한다는 사명을 가진 한 남자의 모습을 연기한 '매튜 맥커너히'의 연기가 돋보였다. 또한 영화 <레 미 제라블>에서 우수한 연기를 보여주었던 '앤 헤서웨이'의 모습도 오랜만에 볼 수 있었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다소 공상영화의 느낌을 띄고 있다. 아직은 현실에서 이루어지지 않은 일이기때문에 그렇게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딸을 사랑하는 아빠의 모습, 먼 곳으로 떠나도 사랑하는 가족들을 잊지 않고 그들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아버지의 모습은 과학 혹은 시간이라는 여러 개념과는 전혀 무관하게 어디서든 기적을 만드는 감동을 불러 일으키고 있었다. 이러한 인간의 다양한 감정의 변화 뿐 아니라, 그 동안 영화에서 자주 보여주지 않았던 블랙홀, 웜홀의 모습을 보여준 점이 좋았다. 비록 영화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상상에 의존한 개념들이 많이 접목되어 있었지만 아직은 명확하게 확인할 수 없는, 그저 상상으로만 떠올릴 수 있는 블랙홀과 웜홀의 모습을 보며 실제로 블랙홀과 웜홀이 저렇게 생겼을거라는 근거없는 생각이 드는 것은, 아마 그만큼 자연스럽게 만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오랜만에 3시간에 달하는 영화를 보고 있자니 자세가 조금 불편하긴 했지만, 그래도 3시간이 언제 다 지나갔는지 의아할 만큼 집중해서 볼 수 있었던 영화였다. 무엇보다, 영화의 외국버전 오리지널 포스터의 쌈박한 디자인이 참 마음에 든다.
딜런 토마스
‘순순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마세요(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순순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않으리. 노인들이여,
저무는 하루에 소리치고 저항해요. 분노하고, 분노해요. 사라져가는 빛에 대해
현자들은 어둠이 이길 것을 알지만 그 말이 진리라는 것은 알지 못하기에
순순히 어둠 속으로 들어가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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