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하는 기획자, 기획하는 디자이너

디자인을 이해하는 기획자는 더 튼튼한 스토리를 만들고

스토리를 이해하는 디자이너는 더 큰 경쟁력을 가진다

요즘 인문학이 화두처럼 회자되고 있습니다. 인문학이란 인문학적 ‘지식’이 아니라 인문학적 ‘통찰력’일 때라야 비로소 의미가 생깁니다. 인문학적 통찰을 내면화한 사람은 일을 바라보는 시각도 균형적이고, 일이 성에 차지 않는다고 포기하기보다 그 안에서 자신을 업그레이드할 방법을 찾아 나섭니다. 균형 잡힌 시각으로 프레젠테이션 기획과 디자인을 바라보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스스로 업그레이드하여 더 나은 프레젠테이션을 창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프레젠테이션 기획자가 좋은 기획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더 알아야 할까요? 그리고, 프레젠테이션 디자이너가 좋은 디자인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더 알아야 할까요? 사실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더 나은 기획과 디자인을 하기 위한 해답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통섭이 주목을 받고 있는 요즘, 기획과 디자인 사이에서도 서로를 더 자세히 알아가는 것이 중요해진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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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하는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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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첫 번째 질문인 ‘프레젠테이션 기획자가 좋은 기획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더 알아야 할까요?’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해 보겠습니다. 우선 프레젠테이션 기획자란 무엇일까요? 아직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은 분야는 아니지만,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는 분들이라면 꼭 한 번쯤은 함께 일해봤으면 하는 분야가 바로 이 분야입니다. 프레젠테이션 기획자는 발표자가 프레젠테이션을 더욱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프레젠테이션의 전체적인 구조와 스토리, 핵심 메시지, 컨셉, 스크립트 등을 구성하는 업무를 담당합니다. 프레젠테이션의 본질이 설득에 있다고 할 때, 바로 이 설득을 하기 위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죠. 이를 위해서 기획자는 다양한 자료를 토대로 청중을 설득시키기 위한 메시지를 만들고, 키워드를 추출합니다. 그리고 컨셉에 맞춰 프레젠테이션의 전체적인 흐름을 이끌어 가는 스토리를 구성해 나갑니다. 여기까지가 보통의 프레젠테이션 기획자의 업무 범위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서두에 언급했던 것처럼, 상호 간의 다양한 협력과 통섭이 이루어지는 요즘 같은 시대에는 기획자의 업무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기획의 다음 단계, 바로 디자인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기획자는 프레젠테이션을 기획함에 다양한 요소들을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이야기의 흐름 혹은 메시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청중은 누구인지, 프레젠테이션은 어디서 진행되는지, 발표자와 청중은 어떤 관계인지, 스토리의 난이도는 어느 정도로 구성해야 하는지 등 무수히 많은 요소를 수집하고 분석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요소 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집중력’입니다. 프레젠테이션은 집중력과의 싸움이라고도 합니다. 아무리 재미있는 이야기더라도 말하는 방식 혹은 보여지는 화면이 흥미롭지 않다면 청중은 프레젠테이션을 외면합니다. 흥미는 탄탄한 스토리와 디자인이라는 두 가지 요소가 함께 만나야만 비로소 완성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획자도 디자인을 고려해야 합니다. 어느 부분에서 어떠한 시각적 효과를 줄 것인지, 그러한 효과가 청중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 어떤 부분을 어떻게 강조해야 하는지 등은 단편적으로는 디자이너의 업무일 수 있으나, 스토리를 기획함에 결코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은 아닙니다. 기획과 디자인 두 가지로 청중을 모두 사로잡을 수 있는 프레젠테이션이야말로 청중을 제대로 설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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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하는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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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디자이너는 어떨까요? 프레젠테이션 디자이너가 좋은 디자인을 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디자인 스킬과 좋은 디자인을 볼 줄 아는 안목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과 안목은 디자인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노력하는 부분입니다. 프레젠테이션은 다른 발표자와는 차별화된 전략으로 청중을 이끌어야 하는 분야입니다. 그러므로 화려한 기술만으로 치장된 프레젠테이션은 탄탄한 구성을 한 프레젠테이션을 이기기 힘듭니다. 디자이너가 기획을 이해하고 이야기를 만들 줄 알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디자인도 기획과 마찬가지로 한 가지의 목적에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기획자가 구성한 스토리와 이야기를 어떻게 디자인으로 풀어내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하고, 청중의 관심을 유도하고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디자인 기획이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디자이너가 스토리를 이해하지 못한 채 프레젠테이션 디자인을 한다면, 발표의 본래 의도를 살리지 못하고 핵심 메시지를 잃어버린 채 프레젠테이션이 끝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디자이너는 프레젠테이션의 전체적인 흐름을 읽어야 하고, 그 흐름에 맞는 디자인을 해야 합니다. 누구라도 프레젠테이션을 보고 나면 그들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바로 이해할 수 있도록, 디자이너 또한 기획에 관심을 가져야만 더 완벽한 프레젠테이션을 디자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피티스토리 pt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