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가 짜증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대체로 정말 읽고 싶은 책을 구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책을 읽은 내내 불편하고 짜증났다.
이유는 간단했다.
일단, 내가 쓰고싶었던 책을 이 사람이 먼저 썼다는 게 문제였다.
두번째는 내용이다.
벽을 찍는 걸 좋아하는 것도,
무언갈 모으는 취미가 있다는 것도,
긴 외국여행을 단 몇분만에 결정해버린 것도,
글쓰는걸 좋아하는 것도,
무언갈 자꾸 배우고싶어 하는것도,
마지막으로, 아빠가 돌아가신것도.
생각만 했던 문장들이 나열된 페이지를 읽어내려가면서 '허세쩐다' 라고 생각했다.
음악 한곡, 아티스트 한 명을 더 언급하며
자신이 얼마나 그 분야에 관심있어하는지 표현하고자 하는 그 사람의 욕망이 보란듯이 느껴졌다.
그래서 불편했고, 그래서 짜증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읽었다.
물론 듬성듬성 읽었고, 밑줄은 단 세곳에만 그었다.
결말이 궁금했다.
이 사람이 대체 이런 책을 왜 쓰게 됐는지가 궁금했다.
결론은 지인의 권유였다.
이 부분에서 쾌재를 불렀다.
니가 원해서 시작한게 아니었구나, 스스로 움직여서 만들어낸 결과물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모든 상황에 나를 대입하며 끊임없이 비교하며 결국엔 '내가 이겼다'는 느낌으로 책을 덮었다.
참 웃기다.
이런 느낌을 받기 위해 책을 읽은 적은 없는데 말이다.
그래서 책이라는것은 참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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