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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 my life/책

모든 요일의 기록

by 여히_ 2015. 9. 16.

책을 읽다가 짜증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대체로 정말 읽고 싶은 책을 구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책을 읽은 내내 불편하고 짜증났다. 

이유는 간단했다. 


일단, 내가 쓰고싶었던 책을 이 사람이 먼저 썼다는 게 문제였다. 

두번째는 내용이다. 

벽을 찍는 걸 좋아하는 것도, 

무언갈 모으는 취미가 있다는 것도, 

긴 외국여행을 단 몇분만에 결정해버린 것도, 

글쓰는걸 좋아하는 것도, 

무언갈 자꾸 배우고싶어 하는것도,

마지막으로, 아빠가 돌아가신것도. 


생각만 했던 문장들이 나열된 페이지를 읽어내려가면서 '허세쩐다' 라고 생각했다. 

음악 한곡, 아티스트 한 명을 더 언급하며 

자신이 얼마나 그 분야에 관심있어하는지 표현하고자 하는 그 사람의 욕망이 보란듯이 느껴졌다. 

그래서 불편했고, 그래서 짜증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읽었다. 

물론 듬성듬성 읽었고, 밑줄은 단 세곳에만 그었다. 


결말이 궁금했다. 

이 사람이 대체 이런 책을 왜 쓰게 됐는지가 궁금했다. 

결론은 지인의 권유였다. 

이 부분에서 쾌재를 불렀다. 

니가 원해서 시작한게 아니었구나, 스스로 움직여서 만들어낸 결과물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모든 상황에 나를 대입하며 끊임없이 비교하며 결국엔 '내가 이겼다'는 느낌으로 책을 덮었다. 


참 웃기다. 

이런 느낌을 받기 위해 책을 읽은 적은 없는데 말이다. 

그래서 책이라는것은 참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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