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어디사는 누구니?"
(사진은 시드니시티에 위치한 X-base 라는 백팩커)
시드니에 도착하자마자 7일동안 X-base라는 백팩커에서 지내다가 일주일 후 한인쉐어룸으로 짐을 옮겼다.처음 구해보는 집이라 너무 디테일하게 따지지 않고 살만하다 싶어서 덜컥 계약하긴 했지만, 다음에 이사를 갈 집에서는 몇가지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것들이 있어서 남겨본다.
역세권이 아니어도 된다.
역세권이라는 건 우리나라에서나 통하는거지, 여기에서는 역세권이 꼭 좋은게 아니다.우리나라처럼 역세권이 집값이 비싼 그런 구조가 아니다. 물론 바다를 끼고 있다면 우리나라의 한강처럼 집값이 겁나 비싸긴 하지만,보통 워홀러들은 이런 비싼집을 구하는게 아니기때문에 그리 핵심적인 사항은 아니다.
그래도 교통편은 확인하자.
버스정류장이나 트레인역이 근처에 있는게 (너무가까우면 시끄러움.) 그나마 낫다.
지도를 봐도 길 찾기가 쉽고, 다른 사람들이 어디 사냐고 물어봤을때 대답하기 쉽다. (어느 역 근처요~)
몇인실인가?
보통 마스터룸 / 세컨룸 / 거실룸 / 선룸 (쉽게말해 베란다에 지붕, 벽 달아놓은 것. 춥고 덥다.) 이런 형태로 나눠지고, 2인실 / 4인실 / 6인실 이런 식으로 사람을 구분짓는다. 3인실이나 5인실도 있다. 집주인 마음.
방의 크기 및 침대 구조
2인실 이상일 경우에는 침대구조를 꼭 확인하자. 독립적인 침대가 2개 놓여있는 곳일수도 있고, 아니면 2층침대일 수도 있다. 2층침대가 불편한 사람들도 가끔 있으니 방은 꼭 두 눈으로 확인하는게 최고!
1주일에 얼마나 하나?
본인의 주간 수입에 비례하여 1/3이 넘는다면 비싼집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고소득자는 예외. 살고싶은데 살면 됨.) 시드니시티 또는 그 근방 (시티에서 걸어서 5분 내외의 외곽)의 경우 2인1실 기준 평균 $120 ~ $180 내외. (2012년 7월 물가 기준)
위생상태는 어떠한가?
워킹 홀리데이는 20대 초반의 학생들이 많고, 대부분 이런 어린 친구들과 지내다보니 위생상태가 별로인 곳도 있다.벌레의 서식(?)유무에 대해 꼭 확인하자. 특히 화장실, 주방이 가장 큰 문제다. 전에 함께 살던 사람이 쓰던 용품들이 그대로 널브러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 시간이 남는다면 본인이 치워도 된다. 뭐든 아쉬운 사람이 움직이기 마련.
개인키 여부를 확인하자.
개인키를 별도로 주지 않는다면 출입이 다소 불편할 수 있다. 룸메이트와 시간을 맞춰 움직여야 한다던가... 그리고 주인에 따라 키 보증금을 받는곳도 있고, 안받는 곳도 있지만 보증금을 낸다고 손해보는 건 아니다. 어차피 잃어버렸을 때 내 주머니에서 돈 나가는 건 매한가지. 키 보증금이 있다고 해도 왠만하면 개인키를 주는 곳으로 가는 것이 생활하기에 훨씬 수월하다.(호주는 열쇠 무단 복사가 법으로 금지되어 있어서 좋은 열쇠는 개당 복사값만 100불이란다.) 집키 외에 본인이 쓰는 서랍장 등에 자물쇠를 걸 수 있다면, 귀중품을 모아놓고 잠구는 것도 한가지 방법!
최소 거주기간 체크
2개월은 무조건 살아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있는 집일수도 있다. 일단 입주 후에는 변경이 어렵거나 불가능할 수 있다. (집주인 마음) 최소 거주기간을 채우지 않으면 보증금을 안돌려준다던지 하는 집주인이 있을수도 있으니 항시 최소거주기간과 Notice 기간 (집에서 나가기 며칠 전에 집주인에게 알려주어야 하는 것)을 확인하자. 보증금이 아깝지 않다면 하루아침에 방을 빼도 무관.
무선인터넷 / 세금 / 기타 편의시설 확인
IT선진국에 살다가 호주오면 좀 답답할 수 있다. 심지어 집주인이 인터넷을 안깔아 놨을수도 있다. 그럼 당황스럽다. 무선인터넷이 free로 잘 되는지 확인하고, 집값에 세금(Bill) 이 포함되어 있는지도 확인하자. 세제같은것도 free인지 확인. 한인쉐어의 경우 인터넷, 세금, 쌀, 세제 등이 모두 포함된 경우가 꽤 많다. 집에 인터넷이 잘 되지 않는다면 근처의 PC방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보통 한인이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서 의사소통이 편리하다. 정액제로 걸어놓고 쓰는 편이 절약된다.
룸메이트의 생활패턴
본인의 라이프 스타일과 정반대의 사람과 한 방에서 살다보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다.되도록이면 비슷한 시간대에 나가고 들어오는 사람이 편할 수 있다.
(추가) 집 근처에 위치한 마트
아무래도 혼자 살다보니, 사는 데 있어서 필요한 물품을 자주 구입하게 된다. 나같은 경우에는 세탁세제, 피존, 세탁망, 휴지, 우유나 시리얼, 대용량 음료수, 생필품 등을 자주 구입했는데 집 근처에 (도보로 5분) 시티홀의 울워쓰, 월드스퀘어의 콜스가 있기때문에 퇴근길에 간간히 장을 봤다.한인마트가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이런건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다. 나는 단 한번도 한인마트에서 물건을 구입해본 역사가 없다. 심지어 여자들이 민감해하는 생리대도! 세븐일레븐이 가까이에 있으면 1불짜리 커피를 마시기에 좋고, 도미노피자가 근처에 있으면 화요일마다 5불에 피자 먹기에 좋다. 우리나라의 이마트나 롯데마트와 비슷한 개념이 울워스와 콜스이기때문에 집 근처 어디에 이런 마트가 있는지 혹은 얼마나 걸리는지 알아두는것도 좋다. 외곽지역으로 갈수록 거리는 멀어짐.
주당 500불 이상 번다는 분들에게 추천할만한 집
나의 첫 번째 집은 비록 좁고 더럽고 불편했으나, 달링하버 근처에 위치한 주당 175불의 집으로 이사가고 나서는 완전 살기 좋아졌다. 개같이 돈을 벌러 호주를 갔다고 해도 집은 사람이 제대로 쉴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서 기존 집보다 1주일에 40불이나 더 비싼 집으로 이사갔지만 후회는 없다. 수섹스 스트리트 339에 있는 엠포리오를 강추한다. 물론 컨디션은 집주인의 성향에 따라 다르지만 내가 살던 집 주인은 결벽증(?)이 있어서 매일매일 미친듯이 직접 청소를 해줬다. 키는 바깥 현관에 1번, 중간 현관에 1번, 엘리베이터에서 1번 총 3중 구조로 되어 있어서 어느 집보다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건물 지하에 휘트니스가 있어서 운동하기에도 좋고, 집 앞이 바로 달링하버랑 연결되기 때문에 주말 산책하기에도 더 없이 좋다.
대충 크게 10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는데, 개인의 취향에 따라 몇가지 추가될 수도 있고, 체크하지 않아도 될 곳이 있다. 어쨌든 집이라는 건 사람이 사는 곳이기때문에 편안함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 최우선인데 그게 빠졌네.
집은 호주나라에서 검색하면 수 많은 매물이 실시간으로 거래되고 있으므로 참고하도록 하고, 어떤 집을 딱 봤는데 완전 맘에든다! 그러면 일단 집주인에게 단돈 얼마라도 걸어놓고 가계약(혹은 구두계약이라도) 하고 나오는게 좋다.
계약할 때는 별도의 계약서는 없고, 집주인이 영수증에 이것저것 항목을 작성해서 준다. 그럼 그걸 집을 나갈때까지 잘 보관했다가 계약사항과 다른 점이 있으면 제시하면 된다. 별도의 까다로운 신분확인 절차가 없는 것이 대부분이므로,함께 사는 사람을 각별히 조심할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부터 방을 구해가지고 오는 사람들이 많은데, 왠만하면 백팩커에서 3일정도 지내면서 방 구하는게 훨씬 낫다. 사진이 아무리 깨끗하게 잘 나왔어도 언제 찍은 사진인지, 실제로 그 집이 맞는지 확인할 길도 없거니와, 현지에 사는 애들이 좋은 집은 물량이 업데이트되자마자 바로 디포짓 걸고 계약해버리는 경우가 많다. 시드니 도착해서 3일안에 어떻게 집을 구하겠냐 싶겠지만, 구해진다. 나는 도착하고 다음날 바로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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