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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PET 2014] 다소 실망스러웠던 코리아펫쇼

by 여히_ 2014. 5. 11.

KOPET 2014

언제나 개판



차가 없다는건 참 슬픈 일이라는 것을 또 느끼고 말았다. 사랑하는 나의 다몽이와 양이와 함께 할 수 없었다는 것이 꽤나 속상했다. 두마리 모두 바깥구경을 자주 하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1년에 한번, 이렇게 데리고 나와야 한다고는 생각하는데 거리도 거리이지만 녀석들을 안고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것도 꽤나 어렵기 때문이다. 다몽이는 깽깽대고 양이는 겁이 많다. (잘 토낀다.) 함께하지 않았어도 나름대로의 수확도 있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1층과 2층 모두를 사용했었다. 강아지나 고양이같은 대중적인 애완동물과 관련된 것들은 널찍한 2층에, 관상어나 그밖에 독특한 영역의 동물들은 1층에 자리잡고 있었다. 그런데 올해는 행사가 약간 축소된 느낌이랄까? '펫쇼'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되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작년에 봤던 관상어들도 볼 수 없었고, 독특한 동물들도 거의 없었다. 무엇보다 2층보다 규모가 작게 느껴지는 1층이라서 조금 아쉬운 감도 없잖아 있다.


펫쇼에 참가하는 대표적인 목적은 아이들에게 줄 질 좋은 간식에 대한 정보를 얻거나, 그동안 필요했지만 사지 못했던 용품들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기 위해서였다. 어느 브랜드 부스를 막론하고 다양한 간식과 사료 샘플들은 줄만 잘선다면 정말 수십봉지를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름좀 있다싶은 브랜드들의 모든 사료를 먹여본 결과, 두 녀석이 잘 먹고 몸에도 이로운 사료를 한정적이라는 사실을 알고나서부터는 무료사료에 대한 욕심이나 집착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오히려 수제간식이나 용품쪽에 더 많은 눈이 갔던게 사실이다. 


이번에 가장 사고싶었던 2가지가 있었는데, 바로 밥그릇과 양이 화장실이었다. 다몽이와 양이는 각각 다른 디자인과 재질의 밥그릇을 사용했는데 형태는 비슷했다. 물그릇과 사료그릇이 붙어있는 형태였다. 그렇다보니 물을 주기 위해서는 사료까지 통째로 들고 옮겨야 하는, 이런저런 불편함이 있었다. 해서 받침대가 있으면서 2개의 그릇이 나눠져 있는 걸 사고자 했었는데 온라인에서도 그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쓸만한 디자인과 크기는 내 예상을 훌쩍 넘었다. 그러나 이번 박람회에서 대박 밥그릇을 발견했다! 높이도 적당하고, 깔끔하고, 튼튼한 재질에, 그릇도 분리되어 있었다. 무엇보다 3,200원이라는 사상 초유의 최저가를 보며 '어머 이건 사야되'를 외쳤다. 그렇게 두 마리 동물들에게 줄 동일한 디자인의 밥그릇을 구입하고 방향을 틀어 양이의 화장실을 탐색했다. 예전에는 의류도 많았고, 캐리어나 화장실을 파는 부스도 많았는데, 올해는 이런것들이 현저히 줄었다. 통상 박람회장의 테두리 부분은 의류를 판매하는 소규모 브랜드가 몰려 있어서 신나게 쇼핑을 할 수 있었는데, 올해는 옷을 파는 가게마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심지어 양이 화장실을 파는 곳은 딱 한군데가 있었는데, 이마저도 카드는 안되고 현금만 받는다는 바람에 구입하지 못했다. 현금을 얼마 쟁여가지 않은 내 잘못이 크다. 


그건 그렇고, 전반적으로 평을 하자면, 조금 실망이었다. 작년과 비교해서 행사명칭도 그럴싸하게 바뀌고, 또 나름대로 온라인에서 홍보도 열심히 하고 계시기에 정말 많은 기대를 했었다. 그런데 막상 방문해보니... 음. 규모면에서도 조금 실망적이었고, 참여한 브랜드들도 좀 그랬다. 우리가 익히 알고있던 대형 브랜드들의 부스조차 없었다. 사료로 유명한 몇몇 브랜드가 아예 참여하지도 않았다. 보이콧을 한건지, 아니면 박람회장이 좁아서 설치를 못하기때문에 참여하지 않은건지 모르겠지만, 이런 대형 업체들이 빠지다보니 볼거리가 현저하게 줄어든건 사실이다. 큰 브랜드보다는 상대적으로 작은 중소기업이 많이 참여를 했는데, 이마저도 영세하다는 느낌이 너무 많이 들었다. '보기 좋은 음식이 먹기도 좋다.'는 의견에 찬성을 하는 나로써는, 이 실망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했다. 


동일한 타이틀로 내년에 또 행사가 열린다면, 그떄는 부디 조금 더 튼실한 행사가 되기를 바란다. 기존의 네임밸류로 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을 현혹하기보다는 더 많은 정보와 양질의 컨텐츠로 제대로 된 승부를 하는 그런 행사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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