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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 사월의 콘체르토 - KBS교향악단&노부스 콰르텟

by 여히_ 2014. 4. 25.


April Concerto


KBS 교향악단과 노부스 콰르텟이 함께한 사월의 콘체르토




지난 4월 6일, 생애 처음으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공연에 다녀왔다. 

처음 예술의 전당에 클래식을 보러갈 때의 기분을 세중문화회관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어느덧 스물 아홉이라는 나이가 되어, 혼자서도 세종문화회관을 들락날락하는 날이 올 줄은 몰랐지만 오고 말았다. 중요한건 이게 아니라 무엇을 보러 갔느냐인데 - 이번 공연 역시 의도치않게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에 접속했다가 주워들은 정보로 급하게 예매를 완료했던 공연이었다. 식목일 다음날이기도 하고, 일요일 오후 즈음이기도 해서 자리가 거의 만석인 상태였지만 나는 혼자니까! 나 하나 앉을 자리 쯤은 충분히 남아있었다. 그것도 참말 괜찮은 자리로 말이다. 


우여곡절끝에 예매를 완료하고 드디어 세종문화회관을 가는 날.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풋풋한 사랑의 감정을 가진 사람들이 공연을 보러갈 때 만나는 장소로 줄기차게 등장했던 그 세종문화회관의 계단을 걸어올라갔다. 그리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 여기까지가 시간으로 치자면 굉장히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에게는 색다른 공간에 처음으로 들어간다는 의미가 더 컸기 때문에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 처럼 느껴졌다.


이 날 관람한 공연은 KBS교향악단과 노부스 콰르텟이 함께하는 특별연주회였다. 공연의 이름은 '사월의 콘체르토'. 한글로 적힌 '사월'이라는 글자에서 싱그러운 봄의 향기가 느껴지는 이 아름다운 공연의 지휘자 '최수열'은 21세기 음악계가 요구하는 이상적인 지휘자의 모습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던 유명한 분이셨다. 그리고 함께 공연하는 '노부스 콰르텟'이라는 팀은 2014년 국제 모차르트 콩쿠루에서 1위를 수상하는 쾌거를 이룬 제대로된 실력파 콰르텟이었다. 바이올린에 김재영, 김영욱, 비올라에 이승원, 첼로에 문웅휘로 구성되어 있는 이 콰르텟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차세대 솔리스트 연주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결성 직후 2008년, 오사카 국제 실내악 콩쿠르에서 역대 한국인 연주자로서는 최초의 순위입상이라는 낭보를 전해왔고, 이듬해는 2009년에는 리옹 국제 실내악 콩쿠루에서 역시 한국인 연주자로서 최초 순위입상을 기록했다. 2013년에는 KBS FM이 주관하는 '한국의 음악가'시리즈의 일환으로 음반 녹음을 마쳤다.








그렇다면 KBS 교향악단은 또 어떤 곳인가! 

1956년 창단연주회를 가진 이래 지금까지 수준 높은 연주회를 통해 우리나라 교향악단의 선도적 역할을 담당하고있는 대표 교향악단이다. 매년 80회 이상의 연주회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과 음악으로 소통하고 있기도 하다. 현재는 이스라일계 요엘 레비가 음악감독을 역임하고 있다. 


이렇게 튼튼한 두 그룹이 만나 들려주는 음악은 4월의 자연을 꼭 닮은 음악이다. 오케스트라의 선율을 통해 대자인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담아냈던 것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2013년 Sound of Wood에 이어 올해에는 '4월이 콘체르트'라는 타이틀로 독일 작곡가들의 음악 중 관객들에게 친숙하고 4월의 싱그러움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프로그램 소개


J. S. Bach(바흐) / Concerto for Two Wiolins in d minor BWV1043 (두 대의 바이올린 협주곡 d단조, BWV1043)

L. Spohr (슈포어) / Concerto for string Quarter & Orchestra in a minor, Op.131 (현악사중주협주곡 a단조, 작품131)

J. Brahms (브람스) / Symphony No.3 in F Major, Op.90 (교향곡 제3번 F장조, 작품90)



지난 번에 코리안 심포니의 공연에서 여성 콰르텟의 무대는 본 적이 있었지만 남자로 구성되어 있는 콰르텟의 연주를 듣자니 또 다른 느낌이었다. 성별에 따라 연주하는 느낌이 다르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는 나는 여자이고, 여자의 시각에서 바라봤을 때 네 분의 훈훈한 연주자들께서 열정을 다해 연주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는 것은 한 치의 거짓도 보태지 않은 진실임에는 틀림없다. 심지어 사심이 폭발하는 눈빛을 쉬지 않고 내뿜으며 말이다. 아무래도 앞으로 남성으로만 구성된 트리오나 콰르텟을 어마무시하게 좋아하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드는게...음.

아무튼 생각보다 좋은 자리에서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1만원)으로 싱그러운 봄을 닮을 음악을 들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특히 KBS 교향악단의 경우에는 다양한 음악구성으로 자주 연주를 하는 편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응원하며 보는 것도 좋은 음악감상 애티튜드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 공연을 보는 시기에 2014 교향악축제가 겹치면서 KBS 교향악단의 음악을 한번 더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일정 등 누구나 뻔히 내뱉는 그런 상투적인 핑계들로 인해 공연을 보러 가지는 못했다. 그래도 앞으로 남은 기회가 많으니 너무 크게 아쉬워 하지는 않기로 했다.





이번 공연에서 듣게 된 세 곡의 곡 중 특히 내 맘에 들었던 곡은 브람스의 교향곡 제3번이었다.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 익숙한 멜로디이기도 했거니와, 뭐랄까 내가 들었던 브람스의 음악들은 대체적으로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어 주는 효과(?)가 이었던 걸로 기억하기 때문이다. 격정적인 부분도 분명히 있을테지만 그대로 각각의 악기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아름다운 선율을 더 아름답게 표현하기 위해 애쓴 듯한 느낌이 든달까? 전문가가 아니면서 이렇게 구체적인 감상을 적자니 뭔가 오그라드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클래식이라는 걸 꼭 전문가들만 들어야 하는 품격 있는 음악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으니 그냥 적겠다. 


사실 그동안에는 클래식과 교향곡이네 뭐네.. 하는 이런 음악적 용어들에 대해 제대로 된 뜻도 모르고 들었던 적이 많았었는데 이번에는 좀 명확하게 음악을 통해 인지하게 된 것 같아서 뿌듯했다. 교향곡은 사전적인 의미로는 관현악으로 연주되는 다악장형식의 악곡이라고 되어 있지만, 음악에 대한 관심이나 조예가 없는 사람들이 듣기에는 그저 오케스트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개념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이참에 교향곡과 협주곡의 차이에 대해서 언급하고 넘어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교향곡이란?

관악기와 현악기가 함께 있는 연주단체로, 현악기에 바이올린/비올라/첼로/콘트라베이스가 쓰이며 관악기에는 피콜로/플룻/오보에/클라리넷/바순/트럼펫/트럼본/호른/튜바 등이 쓰인다. 특히 교향곡은 오케스트라를 위한 곡으로 거의 모든 곡이 4개의 악장을 가지고 있다. 대표적인 곡으로는 베토벤 교향곡 번 '전원'이나 9번 '합창' 등이 있다.


협주곡이란?

독주곡에서 하나의 독주악기를 피아노가 반주를 했다면, 협주곡은 독주악기를 위해서 오케스트라가 반주를 해 주는 곡을 말한다. 여기서 독주악기는 다수가 될 수 있다. 협주곡은 거의 모든 곡이 3개의 악장을 가지고 있다. 또한 협주곡에는 '카덴차'라는 독주악기 홀로 연주하는 부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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