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in my life/문화

[THE 3 LIVE] 말로, 전제덕, 그리고 박주원의 환상적인 째즈 하모니

by 여히_ 2014. 12. 29.

이들이 있어 대한민국의 째즈가 더욱 풍성해 진다.

말로 / 전제덕 / 박주원의 THE 3 LIVE

지난 26일, 대학로에 위치한 아르코 예술극장에서 말로와 전제덕, 박주원이 함께 하는 'THE 3 LIVE' 공연을 관람했다. 장르로는 '째즈'에 속하는 공연이었는데, 사실 이 공연을 볼까 말까 고민을 참 많이 했다. 째즈를 즐겨 듣긴 했지만 한 번도 라이브 공연을 본 적은 없었던 터라 어색할수도 있을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색함은 온데간에 없어지고 두 시간이 넘는 공연에 푹 빠져들어 째즈의 선율에서 헤엄헤엄을 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음악은 즐겨 듣되, 누구의 어떤 음악인지 자세히 모르고 들었던 째즈. 이 날 공연에 참여한 세 사람은 이 째즈 분야에 있어서 특히 이름난 아주 유명하신 분들이었다. 우선 말로는 대한민국에서 스캣으로는 최고로 손꼽히는 보컬로 그녀의 목소리에는 무언가 사람을 끌어들이는 신기한 힘이 있었다. 



처음 듣는이라고 할지라도, 누구라도 그녀의 목소리에 매료될 수밖에 없는 깊고 풍부한 울림을 그녀는 갖고 있었다. 그렇다면 전제덕은 또 어떠한가?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대중적으로 알려진 하모니카 연주자인 전제덕은 신이 내린 듯한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하모니카 연주로 우리의 귀를 사로잡았다. 마지막으로 '열정'의 캐릭터로 등장한 박주원. 거침 없고 용감하며 불꽃이 피어오르는 듯했던 그의 연주를 실제로 본 것은 처음이지만, 어쩜 그렇게 파워풀한 연주를 할 수 있는지 보는 내내 입이 떡 벌어져서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깜깜하고 어두운 무대에 있던 수십개의 전구에 은은한 불이 들어오고, 무대의 중앙에 말로와 전제덕, 박주원 이 세명의 아티스트가 나란히 앉아 음악을 하는 모습은 너무나도 환상적이었다. 호흡이 환상적이었던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저 이들의 연주를 지금, 내가, 그들의 바로 앞에서 들을 수 있다는 게 꿈만같이 느껴졌다. 늘 mp3로만 듣던 그들의 음악, 그들의 목소리, 그들의 연주를 채 3미터도 되지 않는 거리에서 들으니 그 감동이야말로 올 한해 봤던 모든 공연을 통틀어 가히 최고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하고 감동적이었다.


이 날 공연에는 말로의 최근 앨범에 수록된 곡 3개와 전제덕이 3월에 발매한 앨범에 수록된 두 곡, 그리고 박주원의 앨범에 수록된 두 곡의 연주를 비롯하여 세 사람이 하모니를 이루어 부르는 곡과 서로의 곡을 각자의 표현방식으로 해석한 세 번의 연주가 함께 진행되었다. 이 날 연주된 음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을 꼽으라고 하면 말로의 '진달래 꽃'과 '제자리로', 전제덕의 '봄의 왈츠', 그리고 박주원의 '캡틴 No.7' 이 세 곡이다. '제자리로'는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기 위해 만들어진 곡인데, 공연 관람객들이 함께 음악을 따라부를 수 있어서 그 느낌이 더욱 풍부했고 아름다웠고, 또 가슴 한 켠이 저릿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전제덕의 '봄의 왈츠'라는 곡은 듣는 것 만으로도 이미 봄이 내 앞에 와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환상적인 곡이었다. 박주원의 '캡틴 No.7'이라는 곡은 월드컵을 즈음하여 박주원이 박지성을 위한 제작한 곡인데, 박지성이 월드컵에 출전하지 않아서 안타까웠다는 에피소드가 함께 해서 기억에 남았다. 무엇보다 정말 불꽃이 일 것 같은 화려한 기타연주는 나의 귀 뿐만 아니라 눈까지도 황홀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었다.


이번 공연을 통해 째즈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 공연을 보고 째즈를 외면한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그 정도로 공연이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다. 앞으로 이 세사람이 언제 또 한 무대에 설 지는 모르겠지만, 그 때까지 이들이 째즈를 통해 이야기 하고자 했던 여러가지 의미들을 생각해 보며 즐거이 째즈를 감상하고 있어야 겠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