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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원스] 윤도현이 부르는 원스 OST는 정말... (이하생략)

by 여히_ 2015. 1. 20.

윤도현이 부르는 원스 OST는 정말... (이하생략)




<원스>라는 영화가 개봉하던 날, 설레이는 마음으로 극장을 찾았던 기억이 난다. 음악 영화는 실로 오랜만이었기 때문이다. 어거스트 러쉬 이후 음악이 풍부한 영화를 많이 접하지 못했던 나에게 <원스>는 또 하나의 새로운 영화였다. 그렇게 영화를 관람하고 오랜 시간이 흐른 어느 날, 한국콘텐츠아카데미에서 진행하는 통.기.타 강의에서 신시컴퍼니 대표님께서 '조만간 <원스>를 뮤지컬에 올릴 예정이다.'라는 이야기를 하셨다. 귀가 솔깃해졌다. 원스 뮤지컬이라니,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음악 영화를 뮤지컬로 만나볼 수 있게 되다니! 거기에 한마디 더. 주연으로는 '윤도현'이라는 점! 세상에! 나는 개인적으로 윤도현을 굉장히 심각하게 좋아한다. 윤밴이 부르는 음악 장르도 굉장히 좋아하고, 노래방을 가면 무조건 윤도현 노래 몇 곡조는 뽑아야 성에 차는 그런 사람이었다. 아낌없이 좋아하는 뮤지션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악영화의 주연으로 나온다니, 이는 도저히 안 보고 지나갈 수 없는 공연이었다. 그렇게 예매 사이트를 뒤적거리며 티켓가격을 알아보던 중 내 눈에 띄었던 한 줄의 문구. '대학생 50% 할인' 그렇다. 나는 직장인임과 동시에 대학생이라는 이중 신분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내 학생증이 시험기간때 본인 확인하는 것 외에 빛을 발하는 순간이 온것이다! 심지어 동반 1인까지 함께 할인된다고 하니, 이건 뭐 없는 돈이라도 만들어서 예매해야 할 판이었다. 그렇게 나는 마치 운명처럼 <원스>를 관람하게 되었다.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두 명의 주인공 중 여자는 극중 터키 여자로 등장한다. 그래서 사용하는 영어 또한 많이 서툴렀을 것이다. 하지만 난 눈치채지 못했었지! 그러나 이번 뮤지컬을 보면서 '아, 외국인들은 저런 느낌이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도 그럴것이 여자 주인공 역할을 맡았던 여주인공의 서툰 한국어 연기 (극중 영어를 잘 못하는 터키여자가 영어를 쓰는) 가 너무나도 귀여웠다. 내 뒷줄에 앉아있던 한 아주머니 그룹은 '어머, 쟤가 한국사람이래!!!'라며 놀람을 금치 못할 정도로 한국어에 서툰 외국인 연기를 잘 했다. 대사 또한 재미있게 각색된 부분이 있었고, 이를 표현하는 것에도 거침이 없었다. 아름다운 선율의 음악, 가창력 좋은 뮤지션의 연기, 그리고 이를 뒷받침 해주는 수 많은 배우들의 연기가 한데 어우려져 환상적인 공연을 만들어냈다. 내가 보고싶었던, 내가 듣고싶었던 그 그림과 그 음악을 보고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러닝타임은 빠르게 지나갔다. 2시간 가까이 되는 공연이었지만 단 한순간도 지루하지 않았다. 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너무 재미있었고, 음악이 너무 좋았다. 연기에 대해서는 내가 연극이나 연기를 전공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자세하게 평가할 순 없겠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 뮤지컬을 즐겁게 관람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이 뮤지컬에서 독특했던 점 하나는 본 공연이 시작되기 전 20분간 무대를 개방하여 관람객들이 무대로 올라와 구경을 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물론 1층 티켓 소지자에 한해서...) 나는 1층에서 관람하지 않은 관계로 위에서 그 상황을 내려다 볼 수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재미있었다. 관객에게 무대를 열어주는 뮤지컬이라니? 세상에 듣도보도 못한 방식이었다. 무대를 보아하니 여기저기 디테일에 꽤나 많은 신경을 쓴 것 같은데, 관객을 믿고 무대를 열어준 것도 가히 놀랄만한 일이었다. 심지어 인터미션때는 그 무대에서 음료를 판매하기도 했다. 무대 위로 관객이 길게 줄을 서는 이색적인 광경을 보며 프로모션 또한 성공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특별히 원스의 OST를 좋아하는 다른 이유가 있는데, 그건 바로 내가 영국식 영어발음을 굉장히 좋아한다는 것이다. 느끼하고 미끄덩하게 흘러내리는 영어가 아니라 한 단어 한 단어가 명쾌하게 들리는 영국식 영어를 굉장히 좋아한다. 내가 좋아할만한 모든 요소를 갖춘 이 작품을 뮤지컬로 만나게 된 것은, 신의 뜻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분이 좋았다. 공연을 더 가까이에서 보지 못했던 것이 원망스러울 정도로 전체적인 공연은 굉장히 맘에 들었다. 완벽한 연기, 완벽한 무대가 완벽한 뮤지컬을 만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연기가 조금 부족하더라도, 무대가 조금 아쉽더라도, 관객과 제대로 호흡하고 소통하고 관객을 즐겁게, 혹은 슬프게 만들 줄 아는 그런 뮤지컬이야말로 정말 극찬받을만한 뮤지컬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이번 뮤지컬은 꽤 성공적인 축에 속하는 것 같다. 나는 이 공연을 더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한다. 2015년 첫 뮤지컬로 정말 손색 없는 작품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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