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딩턴] 진정한 가족이란 대체 무얼까?
참으로 귀여운 곰이 아닐 수 없다. 말을 하는 곰이라니. 더욱 놀라운 건 이 '말을 하는 곰'을 아무도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곰이 시내 한복판에 나타는 것도 놀랄 일인데, 심지어 말까지 하는 곰인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네도 아무도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은 신기한 광경을 첫 장면부터 보고야 말았다. 이 곰의 이름은 '패딩턴'. 원래부터 이름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패딩턴이라는 이름은 이 곰을 받아줄 그 누군가를 찾기까지 임시로 보호하기로 한 가족이 지어준 이름이다.이 곰이 '패딩턴 역'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영화 속 등장하는 가족은 꽤 평화로운 가족이다. 할머니, 아빠, 엄마, 딸과 아들 이렇게 다섯 식구가 3층짜리 건물에 옹기종기 모여산다. 가족들은 모두 각자의 개성이 넘치고, 자신만의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할머니는 해군장교의 아내로 평생을 살아왔던 경험(?)을 살려 집안일을 완벽하게 서포트 하고, 아빠는 위험 평가사라는 직업에 맞게 가족의 안전을 위해 늘 위험요소를 없애기에 분주하다. 엄마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인물로, 상상력을 동원한 글쓰기에 매진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아들과 딸은 각각 나름대로의 사춘기를 겪고 있는 어린 청소년으로, 처음엔 패딩턴의 존재에 대해 달가워하지 않았다. 하지만 패딩턴을 보호하기로 맘먹은 엄마의 생각을 점점 이해하게 되고 패딩턴을 한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가족 중에서 패딩턴을 달가워 하지 않는 인물이 한 명 있는데, 그가 바로 다름아닌 '아빠'. 위험 평가사라는 직업을 갖고 있다보니 집에 곰 한마리가 있다는 게 아이들에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패딩턴이 한 집에서 지내는 것을 한사코 거부했었다. 하지만 이 거부도 잠깐, 패딩턴만의 다양하고 독특한 매력을 보고 결국 패딩턴을 가족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전체적인 이야기는 얼핏 보기에는 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스토리다. 가족과의 화합, 사랑이 넘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악은 결국엔 벌을 받는다는 구조 또한 익숙한 전개다. 어떤 면으로 볼 때는 이야기의 전체적인 구성이나 짜임새는 너무나도 익숙하고 진부한 것들이라 굳이 이 영화를 봐야 하나 라는 생각 들 수도 있다. 하지만 패딩턴을 봐야 하는 이유는 단 하나! 너무나도 귀여운 '곰'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사람처럼 말을 하는 곰!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곰! 그 곰이 바로 패딩턴이다.
불의의 사고로 살던 집을 잃고 사랑하는 숙부님도 떠나보내야 했지만 패딩턴은 쓰러지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살기 위해 런던으로 떠나오게 된다.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 숙부와 숙모님이 만났던 한 여행가를 찾기 위해서다. 하지만 그를 찾는 일은 쉽지 않았다. 이름조차 알지 못하는 그 분을 찾기 위해 패딩턴은 자신이 썼던 모자를 골동품점에 가져가 보기도 하고, 여행가 협회에 방문하여 수소문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흔적을 찾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 어디에도 여행가에 대한 정보가 없었기 때문이다. 혼자서는 힘들고 버거운 일이었다. 하지만 패딩턴에게는 그를 아끼고 사랑해주는 가족이 있었다. 가족들은 마치 처음부터 제 가족이었던 것 마냥 패딩턴을 위해 물심양면 도와주었다. 잠자리 제공은 물론이고, 패딩턴이 여행가를 찾는 일에 적극적으로 앞장서서 도와주었다. 비록 낯선 존재일지라도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줬던 가족이다.
가족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꼭 같은 피가 흐르는 혈연이 아니어도, 혹은 사람이 아니어도 서로 의지하고 믿고 사랑하고 살 수 있다면 가족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부부라는 관계가 생성되는것 처럼 말이다. 평생을 남으로 살다가 부부라는 이름으로 한 가족이 되고, 가족이 늘어나면서 그 행복은 점점 커진다. 영화 속 등장하는 가족은 패딩턴을 가족으로 맞이하면서부터 행복한 삶을 살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 하다. 비록 여러가지 에피소드에 의해 힘든 일도 있었지만, 진정한 가족 그리고 진정한 집에 대한 의미를 다시한 번 되새길 수 있었던 재미있는 영화였다.
영화의 전반적인 스토리가 꽤나 교육적이고, 등장하는 곰이 너무나도 귀엽기 때문에 엄마 아빠와 함께 영화를 관람하러 온 아이들이 많았다. 이 아이들이 부디 가족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따뜻한 사랑을 가득 느꼈길 바란다. '말하는 곰은 존재하지 않아!'라는 반응 보다는 '엄마, 우리도 동물 가족을 만들면 안되?' 라고 말할 수 있는 귀여운 아이들이 되어 집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을 살짝 가져보았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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