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스포) 아빠는,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용감무쌍하고 강했다. 이번에 개봉한 테이큰3를 보며 느낀 점이다. 딸을 이정도로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격한 아빠는 진짜 난생 처음이다. 테이큰 1편을 봤을 때에 비해 아빠는 나이가 들고 늙었지만, 딸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변함없이 아니 오히려 더 커져 있었다. 사실 딸의 안전만을 바라는 아빠의 마음은 1편에서도 충분히 전해졌었다. 여행지에서 납치된 딸이 어느 사창가로 끌려가 팔려가기 직전, 딸을 위기에서 구출해내는 아빠의 모습을 보면서 '아 진짜 액션 장난 아니다'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다소 과잉보호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었다. 이렇게 1편에서 딸에 대한 아빠의 사랑을 확인했었고, 이어진 2편에서는 딸 뿐 아니라 재혼한 아내까지 함께 걱정해야 하는 아빠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딸의 안전을 넘어 가족의 안전까지 이어진 것이다. 그리고 이 두편을 통해 더 이상 딸이나 전 아내가 위험한 일에 얽매이는 일은 없을거라고 생각했다. 1편에 등장했던 악당의 가족들을 2탄에서 소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가족은 평생을 위험이 도사리는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느낌을 이번 3편에서 받았다. 더 이상의 납치도, 위험한 해외여행도 아니었다. 이번에는 가족들이 살고 있는 바로 그 동네에서 범죄가 일어난 것이다. 그것도 아주 슬픈 살인사건. 바로 리암니슨의 전 부인이 괴한의 습격에 의해 살해된 것이다. 심지어 이 살인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로 전 남편인 리암니슨이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스토리는 전개된다.
사실 굳이 전 부인을 죽이면서까지 딸에 대한 사랑을 그려야 하나, 하는 생각도 있었다. 그 이유인 즉슨, 아빠로 등장하는 리암니슨의 과거사에 대한 이야기가 굉장히 적었기 때문이다. 그가 왜 이렇게 위험이 도사리는 인생을 살아야 하는지, 그의 젊은 시절에 대체 어떤 일이 있었기에 가족들이 이 큰 위험을 함께 등에 지고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언급된 적이 없었다. 그런 와중에 이제는 전부인마저 죽고, 딸이 또 위험에 처한 것이다. 물론 영화의 결말은 우리가 바라는 대로 끝난다. 아빠는 딸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그곳이 어디든, 상대가 누구든, 가리지 않고 달려든다. 주름지고 늘어진 리암니슨의 목을 보며 많이 늙었다고 생각했는데, 그의 패기는 여전한 것을 보며 왠지 4편이 나올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제는 딸이 홀몸이 아니기 때문에 ㅋㅋ 이를 빌미로 또 누군가가 협박하고 납치하고 감금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일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을 것 같다. 4편까지 나오게 된다면 정말 골때리는 가족이겠지만, 이것 역시 1~2년정도 기다려야 하니 그 때 가서 4편이 개봉하는지 아닌지 봐야 한다는게 참 재밌다. 또 어떤 스토리를 가지고 나올것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또 뻔할 것 같기도 하고, 복잡하다.
이번에 개봉한 3편만 본다면 전 아내와 재혼한 그 남자가 굉장히 양아치 쓰레기 못됀놈인 것 같다. 하지만 2편에 걸쳐 등장한 재혼남(경쟁자...?)은 그 동안 그리 나쁜 캐릭터는 아니었다. 언제나 화목한 가정을 이루길 원했고, 리암니슨과도 원만하게 친구로써 잘 지내길 바랬던 평범한 캐릭터였다. 그랬던 그가 이번 3편에서는 돌변한 것이다. 그것도 아주 못되처먹은 놈으로 말이다. 작가가 이 캐릭터를 이렇게까지 나쁜 놈으로 몰고간 이유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리암니슨은 또 덪에 걸렸고, 딸은 또 위험에 처하고, 아빠는 위험에 처한 딸을 또 구한다. 이 맥락에는 변함이 없지만, 그동안 자주 언급되었던 일상적인 캐릭터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이 모든 일들이 일어난다는 것은 사실 좀 의외였다. 어디 여행이라도 갔으면 또 모를까.
격하게 딸을 아끼는 아빠의 넘치는 부성애를 보며 반드시 4편이 나올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 영화는 리암니슨이 늙어 죽을 때까지 계속 시리즈로 개봉할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물론 그럴 리 없겠지만 말이다. 리암니슨을 보면 왠지 코난이 떠오른다. 어딜 가도 범죄가 따라다니는, 그가 있는 곳에는 늘 격한 범죄가 일어나는, 그런 캐릭터 말이다. 이제는 좀 안정적으로 한 곳에 정착해서 평화롭게 사는 모습을 보고싶다. 이 비밀스럽고 위험한 가족의 끝없는 서로에 대한 가족애는 과연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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