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NS에서 주목받고 있는 테너 그룹이 있습니다. 테너에 그룹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낯선 분들도 있으시겠죠? 바로 '텐 테너스'라는 열 명의 호주 출신 테너들로 구성된 그룹입니다. 클래시컬 크로스오버 그룹으로 입지를 탄탄히 굳혀 가고 있는 이들이 2015년 4월 30일, 대한민국 예술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그 동안 테너와 소프라노, 알토 등 다양한 음색이 조화롭게 이루어진 공연들을 관람한 적은 있었지만 무려 열 명의 테너가 한 무대에서 유닉한 공연을 펼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는 저로써는 그룹의 존재 자체부터 굉장히 신비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진출처 : The Ten tenors 페이스북>
이들의 공연은 열정적인 박수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멋졌습니다. 우리가 <레 미 제라블>에서 들었던 음악인 'Bring him home'뿐 아니라 대중들에게도 이미 친숙한 'Over the rainbow', 'Somebody to love'등의 곡을 환상적인 하모니를 통해 우리에게 선사했습니다. 같은 테너이지만 각기 다른 목소리와 이에 따라 달라지는 매력은 이들이 각각의 열 명의 떨어진 테너가 아니라, 마치 하나의 악기에 연결되어 있는 현과도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만큼 서로의 어울림이 너무나도 멋져 환상적인 울림을 만들어 냈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호주에서 최정상의 엔터테인먼트로 성공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생생히 느낄 수 있는 공연이었습니다.
클래식 중에서도 굉장히 진부한 장르라고 생각되는 테너의 공연이, 시대의 흐름과 변화에 맞춰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들을 결합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딱딱한 곡들 이외에도 최근 떠오르고 있는 다양한 곡들을 테너의 목소리로 새롭게 부르는 모습을 통해 앞으로 클래식과 오페라가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에 대한 부분까지도 보여준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오래된 것이 멋있다는 것은 당연하지만, 오래된 전통을 새로운 시선으로, 새로운 방향으로 변화를 주는 것 또한 문화가 발전하는데 있어서 꼭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을 미루어 볼 때 텐 테너스의 공연은 단지 버전을 바꿔 부르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존 문화가 나아가야 할 한 가지 길을 제안해 주고 있다는 점이 인상깊었습니다.
▲ 4월 30일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공연때 촬영한 사진
공연에서는 독특한 순서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공연 중 관람객과 함께 단체사진을 촬영하는 것인데요, 하루가 멀다하고 전 세게 방방곡곡을 누비며 공연을 하고 있음을 남기기 위해 직접 디지털 카메라로 자신들의 모습과 관람객의 모습을 함께 한 장의 사진으로 담아 SNS로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의 SNS 채널에서는 이미 우리나라를 방문하기 전 공연을 펼친 세계 각국에서의 공연 실황과 사진들이 업데이트 되어 있었습니다. 맨 앞자리가 아니라서 비록 사진에서 얼굴을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이들의 공연에 함께 할 수 있었음에 굉장히 뿌듯했습니다. 보통의 공연 관람 공간에서는 사진을 찍는 것이 금지되어 있는데, 공연 주최자가 적극적으로 주도하여 사진을 직접 찍어주니 공연을 관람한 사람들도 좋은 추억을 함께 남길 수 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공연을 관람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추억이 됩니다. 좋은 사람과 함께 즐기는 공연이야말로 잊지 못할 소중한 기억이 됩니다. 어린이 날, 어버이 날 등 사랑하는 가족을 챙길 수 있는 기념일이 많은 5월, 여러분들이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아름다운 문화의 정취를 더 많이 느껴보셨으면 합니다.
본 공연의 리뷰는 아트인사이트 (http://artinsight.co.kr)의 지원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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