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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뉴 취리히 오케스트라] 진짜 오케스트라가 나타났다!?

by 여히_ 2015. 5. 4.

개인적으로 클래식을 좋아하고 즐겨듣긴 하지만, 공연 자체를 자주 관람하는 편은 아닙니다. 상황이 그렇다보니 실력 있는 오케스트라단이 내한공연을 한다고 할 때는 더 많은 관심이 가는것이 어찌보면 당연합니다. 이런 제가 올 봄 특별히 주목한 공연이 있었습니다. 바로 '스위스 뉴 취리히 오케스트라'였습니다. 


보통 오케스트라 연주자라고 하면 무언가 올드한 이미지가 어렴풋이 드는데요, 스위스 뉴 취리히 오케스트라는 이런 일반적인 상식을 넘어선 유니크한 오케스트라로도 유명합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원곡을 원곡 그대로 제대로 연주하는 것 또한 물론 중요하지만, 그 음악을 현대의 스타일로 균형잡힌 프로그램으로 구성하는 것 또한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스위스 뉴 취리히 오케스트라는 광범위한 형식과 수준 높은 테크닉이 요구되는 바로크 시대의 음악부터 현대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레퍼토리 구성을 잘 하는 것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오케스트라입니다.



(사진출처 : 브라보컴)


제가 감히 '이번 공연 프로그램이 좋았다'라고 단언할 수 있을만큼의 지적 수준을 갖춘 것은 아니나, 이들의 연주가 정말 멋졌다는 말은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서곡부터 베르디, 차이콥스키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귀가 활홍한 음악들로 구성된 공연을 보고있자니 절로 흐뭇해지더라구요. 


우리나라 사람들만 특히 그런 경향을 보이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민족이나 정서적인 측면으로 봤을 때 아무래도 서곡을 더 많이 선호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무언가가 웅장하게 시작되는 느낌이 제대로 들기도 하구요. 뿐만 아니라 본 공연의 도입 부분에서 전체적인 공연의 향방을 가름하는 막중한 역할을 하고 있으니 더 큰 관심이 가는 것은 당연합니다.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협주곡이나 교향곡 전곡을 다 들었다기보다는 서곡 부분을 특히 자주 듣는 경향은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의 민족성이 조금은 독특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공연의 서두에 두 곡의 서곡이 나왔기에 더 큰 호응이 나왔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곡 자체의 훌륭함과 연주의 완벽함 또한 공연의 만족감을 높이는 데 한 몫을 단단히 했죠.


이번 공연을 통털어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묻는다면, 저는 단연 '지휘자'를 꼽을 것 같습니다. 이번 공연의 지휘자였던 '마틴 스튜더'는 평소에도 연주자들의 개성을 존중하며 그들의 재능을 회대로 끌어올리는 지휘자로도 명성을 떨치고 있는 분입니다. 하지만 이 장면을 실제로 목격(?)하고 나니 그 감동이 더 커진 것은 당연한 일이었지요. 연주가 진행되는 내내 연주자 한 명 한 명과 꼼꼼히 아이컨택을 하던 모습, 그리고 연습때보다도 더 완벽하고 아름답게 연주된 부분에서는 엄지를 척 들어올리며 틈틈히 사기를 북돋아주는 모습을 보며 연주자들 또한 열정을 다해 연주에 임했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관람객들도 더욱 좋은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된 것이구요. 지휘라는 막중한 역할에 책임감까지 더해져서 많은 부담이 있었겠지만, 마찬가지로 낯선 곳에서 낯선 관객들 앞에서 연주를 해야 하는 연주자들의 마음 하나까지도 생각하고 보듬을 줄 아는 지휘자의 뒷모습에서 감동을 받았습니다.


흔히 오케스트라를 얘기할 때 '하모니'라는 단어를 자주 언급하곤 합니다. 개인의 실력도 중요하지만,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아름다운 곡을 연주하는 것이 더 큰 목표인 만큼 서로간의 호흡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이번 공연은 관람객 뿐만 아니라 연주자들간의 하모니 또한 환상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공연 자체에 감동할 수 있는 공연들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본 공연후기는 아트인사이트 (artinsight.co.kr)의 후원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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