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분야의 기획을 하다 보면 (굳이 홍보분야가 아니더라도 기획이라는 업무를 하다 보면) 아이디어나 생각의 한계에 부딪히는 경우가 온다. 뭔가 기깔난 카피를 뽑아내야 하는데 생각이 안 나거나, 그럴싸한 기획의도를 써야 하는데 자료가 부족하다는 둥 기획안(혹은 제안서)을 쓰면서 다양한 한계점을 만난다. 개인적으로 이런 상황들을 자주 마주하지 않기 위해서 하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독서, 그리고 다른 하나는 박람회나 전시회를 꾸준히 관람하는 것이다. 독서의 장점이야 두말할 것도 없지만 박람회나 전시회는 어떤 식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건지 궁금해하는 주니어들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오늘은 기획자가 두고두고 챙겨보면 좋을 박람회 및 전시회와 그 이유에 대해 몇 가지 정리를 해 보고자 한다.
1. 서울국제도서전 (SIBF)
2016 국제도서전 특별전&기획전시 모습 (출처 : 2017 서울국제도서전 홈페이지)
서울국제도서전은 매년 6월경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전시회로, 매 년 다른 주빈국의 도서문화를 엿볼 수 있는 기회이자 맘에 드는 책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도 있는 전시회다. 국내외 다양한 출판사들이 대거 참여하는 것은 물론, 종교나 소규모 출판사 혹은 1인 출판사 등 기업의 규모도 각양각색이라 책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관람하면 좋다. 서점에 가서 좋은 책을 고르는 방법도 있겠으나, 그 밖에 책에 관한 다양한 콘텐츠를 함께 보고 싶다면 추천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서울국제도서전의 초창기에는 정말 다양한 분야와 장르와 기업규모의 출판사가 참여하여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즐길거리가 많았는데 최근 들어 유아 및 어린이 장르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 보니 일반 직장인이나 어른들이 볼만한 콘텐츠가 차지하는 비중이 자연스레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점이 한 가지 아쉬운 점이다.
2. 건축, 인테리어 박람회
DIY 리폼박람회 진행 모습 (출처 : 2017 코엑스 DIY리폼박람회 홈페이지)
건축이나 인테리어 관련 박람회는 그 종류가 생각보다 많다. MBC건축박람회, 경향하우징페어, 서울건축박람회, DIY리폼박람회, 하우징브랜드페어, 서울리빙디자인페어 등이 있다. 각각의 박람회는 나름대로의 개성과 특징이 있는 편인데, 굳이 관련 업계 종사자가 아니라면 종류를 불문하고 볼만한 박람회라 생각된다. 인테리어 박람회를 추천하는 이유는 레이아웃이나 구조에 대한 안목을 함양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점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한때 북유럽, 노르딕 등등의 인테리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는데(심지어 아직 식지 않았다) 이 인테리어 패턴들이 참 조화롭다. 기획안을 쓰면서 하게 되는 고민 중에 하나가 '표지를 어떻게 해야 쌔끈하고 한눈에 팍 들어오고 타 업체와 차별성이 느껴질까'에 관한 것이다. 물론 기획자가 레이아웃이나 디자인을 무조건 다 잘할 수는 없지만, 다른 글에서도 언급했듯 이 정도는 알아두면 좋다. 내 기획의도를, 내 컨셉을, 일일이 텍스트로 설명하지 않아도 표지부터 그 기운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사이다 같은 생각인가! 인테리어를 보다 보면 장르별로, 주제별로, 혹은 독자의 입자에서도 자신의 기획안이 어떤 레이아웃과 디자인으로 표현되면 좋을지에 대한 감을 잡기가 한결 수월해질 수 있다. 관람할 때는 눈으로만 보고 지나가는 것보다는 사진을 찍어 메모와 함께 저장해 놓으면 아이디어를 얻을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3. 커피 관련 박람회
커피엑스포 참여부스의 모습 (출처 : 2016 커피엑스포 홈페이지)
커피박람회는 아직까지 그 종류가 많지는 않다. 대표적으로 '서울커피엑스포'와 '서울카페쇼' 있다. 커피박람회라고 해서 오직 커피만 있을 거란 생각은 금물! 최근 카페들의 트렌드를 엿볼 수 있음은 물론, 커피 이외의 음료나 간식, 차 등에 관한 정보도 접할 수 있다. 최근 커피 매장에 관한 수요가 늘면서 창업 관련한 정보들도 많이 만날 수 있는데, 매장 인테리어나 운영 등에 관한 것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어 매력적이다. 특히 커피의 경우 성분이나 명칭에서 비롯된 컨셉이나 카피를 도출하기에 유용하게 쓰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킬리만자로, 표범만 생각난다면 no! 당신의 기억에 커피 향기를 남겨드립니다. 뭐 대충 이런...ㅋ) 무엇보다 서울커피엑스포의 경우 2개 층에 걸쳐 대규모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데 규모가 큰 만큼 시장조사나 접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많아 더욱 좋다.
*2017. 4. 11 - 코엑스에서 진행되는 박람회는 '서울카페쇼'라고 하네요. 정정하고 추가했습니다 :)
4. 여행, 유학박람회
내나라여행박람회 전시장 전경 (출처 : 2017 내나라여행박람회 홈페이지)
여가를 즐기기 위한 여행자들의 수가 늘고, 국내외로 유학을 가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수요를 맞추고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여행 및 유학박람회 또한 함께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개인적으로 '내나라여행박람회'를 굉장히 좋아하는 편인데, 트렌드적인 부분보다는 전국 각지의 특색을 한눈에 파악하기 쉽고 해당 지역 담당자들에게 상세한 정보를 함께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올라는 홍보성 후기보다 여기 오신 담당자분들 - 각 지역별 공공기관 홍보팀 공무원이실 수도 있는 - 의 이야기가 더욱 신뢰가 간다.) 최근에는 여행사에서도 여행 박람회를 개최하고 있는데, 아마도 '하나투어 여행박람회'가 규모면에서 큰 박람회이지 않을까 한다. 아무래도 여행사에서 정보를 제공하다 보니 국내뿐 아니라 해외 관련 여행 정보들도 함께 접할 수 있어서 해당 자료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단, 일부 유학박람회는 추천하지 않는다. 그런 유학박람회는 정말 유학을 갈 예정인 사람들이 세부적인 정보를 얻고 상담을 하기 위해 가는 곳이다 보니 일반 관람객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상대적으로 적다. (유학 관련 업체들의 호객행위도 더러 있다.)
5. 방송, 음향기기 관련 박람회
KOBA 박람회 전경 (출처 : KOBA2017 홈페이지)
홍보분야의 기획을 하는 사람이라면 아무래도 제작이나 미디어 부분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물론 제작은 담당 전문가들이 하게 되는 거지만 기획자 선에서 이야기해야 할 부분들도 존재하기 때문에 방송이나 음향기기 관련 박람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대표적인 박람회로는 KOBA를 꼽을 수 있다. 주로 방송 제작 관련한 장비들과 음향기기들, 행사 운영 등 관련 장비를 활용한 산업분야를 두루두루 알아볼 수 있어서 좋다. 나 같은 경우에는 기획팀 신입직원들에게 꼭 한번 다녀오라고 반강요(?)하는 박람회 중 하나인데, 아무래도 기획안을 작성하는 것에 익숙한 신입직원들이 현장과 실무에서 사용되는 장비나 시스템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실제로 보고 왔을 때 기획안이 조금 더 풍성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6. 그 밖에
이 외에도 특정 주제의 전시나 박람회가 아니라 전시장 자체를 관람하는 것만으로도 괜찮은 곳들이 있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시즌별로 다양한 주제의 전시회를 진행하는데, 국내외의 실력 있는 아티스트의 작품들 뿐만 아니라 문화역사적으로도 의미 있는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트렌디한 전시회를 관람하고 싶다면 대림미술관 홈페이지를 눈여겨보는 것도 좋다. 이미 전시회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스타일리시한 작품들을 자주 만나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해진 곳이기도 하다. 그 밖에도 국립중앙박물관, 전쟁기념관, 서울시립미술관, 예술의 전당 등에서 좋은 전시회가 자주 열리고 있으니 때에 따라 볼만한 전시회를 찾아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전시나 박람회가 아닌 보다 실질적인 내용이나 전문적인 강연을 듣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네이버에서 진행하는 '열린 연단'에 참여하는 것도 좋다. 해마다 다른 주제로, 해당 세부 주제의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열린 강연으로, 강의 날짜에 따라 사전 신청을 해야 들을 수 있다.
다양한 경험은 생각을 풍부하게 해 주는 좋은 경험이자 스스로가 성장하기 위한 좋은 밑거름이 되어주는 것 같다. 특별한 날 누군가와 함께 가는 것이 아니더라도, 언제든 편할 때나 잠깐의 시간이 날 때 바람도 쐴 겸 여러 전시회 박람회를 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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