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owers!
너무나도 좋은 꽃시장
화창했던 지난 5월 14일, 처음으로 양재꽃시장을 찾았다. 그동안 바로 옆의 aT센터는 수 없이 드나들었지만 막상 꽃을 사러 그 동네에 간 적은 없었다. 보통 꽃 도매시장이라고 하면 고속터미널 꽃상가를 떠올릴 수도 있는데 굳이 양재까지 갔던건 그냥 기분탓이라며...(중얼중얼) 아무튼 처음 가본 꽃시장은 그야말로 천국같은 느낌이었다. 들어서자마자 코 끝을 간지럽히는 다양한 식물들의 향기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내가 이날 꽃시장을 찾은 이유는 다름아닌 스승의 날 때문이었다. (5월 14일이 로즈데이였다는건 16일이 되서야 알게된 사실) 내겐 평생 잊지 못할 고마운 선생님이 한 분 계신다. 고등학교 3학년때 담임선생님이신데, 마침 올해로 스승과 제자의 연이 10년째 되는 해라서 그런지 뭔가 더 특별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선생님과는 업무상(?) 프로젝트때문에 찾아뵌 적도 있었고, 이전에 다니던 회사와 선생님이 재직중이신 회사가 굉장히 가까운 거리에 있어서 거의 해마다 스승의 날이면 찾아뵙거나 혹은 선물을 보내드리기도 했었다. 해가 다르게 선생님도, 그리고 나도 겉모습은 달라졌지만 선생님은 나라는 제자를 늘 잊지 않으셨고, 나도 선생님에 대한 고마움을 늘 잊지 않았다.
그런 고마운 선생님께 좀 제대로 된 카네이션(?)을 드리고 싶었다. 그동안에는 카네이션 디자인의 여러가지를 드렸었지만 막상 꽃을 드린 적은 없었다. 날씨도 좋고, 뭔가 기념비적인 해이기도 하고, 해서 정말 으리으리한 카네이션을 한아름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양재까지 찾아가게 된 것이다.
양재꽃시장 (aT화훼공판장)
위치 : 서울시 서초구 강남대로 27
전화 : 02-579-8100
대중교통 : 지하철 신분당선 '양재시민의 숲'역 하차 후 4번출구에서 직진
운영시간 : 도매상가 (밤 12시 개장 ~ 다음날 오후 1시 폐장) 꽃다발, 꽃바구니 상가 (오전 8시 개장 ~ 당일 저녁 8시 폐장)
내가 찾아간 곳은 꽃다발이나 바구니를 판매하는 '화환점포'상가였다. 화환이나 꽃다발, 꽃바구니, 부케, 코사지 등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곳이다. 다른 점포는 오후 1시 폐장인데 비해 이곳은 저녁 8시까지 영업하기 때문에 나같은 직장인들도 조금만 서두른다면 평일에도 어렵지 않게 예쁜 꽃을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솜씨 좋은 분들이 예쁘게 꾸며놓은 꽃들을 시중에 비해 아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크나큰 장점이 있다.
입구 안쪽으로 들어가서 첫 번째 나오는 왼쪽 건물의 지하1층으로 내려가면 상가를 발견할 수 있다. 당일이 로즈데이이고 다음날이 스승의날이다보니 주로 장미와 카네이션이 주를 이루고 있었고, 다른 예쁜 꽃들도 정말 많았다. 내가 사려던건 어느 정도 크기도 있고, 카네이션이 메인으로 장식된 바구니 였는데 매장을 두서너바퀴 돌고 돌아 결국 점찍은 예쁜 바구니를 구입할 수 있었다. 구입가격은 30,000원이었다. 믿을 수 없는 파격적 가격! 이곳에 가기 전에 인터넷으로 꽃바구니 가격에 대해서 대략 알아보고 갔는데 내가 사고 싶었던 꽃바구니들은 대략 6~7만원대였다. 그런데 그 절반가격에 구입을 했으니 진짜 너무 좋았다. 다음에도 꽃 살일이 있으면 무조건 도매시장으로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장 이름이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다음에 가게 된다면 어떤 매장인지 바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젊은 여자 두 분이 있던 곳인데, 다른 꽃집들에 비해 유니크하고 깔끔하며 세련된 느낌이 아주 좋았다. 아무튼 이렇게 구입한 꽃바구니를 들고 지하철을 타니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꽃바구니에 집중되었다. 그정도로 너무나도 예뻤고, 바구니를 받으신 선생님께서도 활짝 웃으셨다. 오랜만에 선생님이 활짝 웃으시는 모습을 보니 내 마음도 덩달아 웃었다는 후문이.
정우성 주연의 영화 '데이지'에 보면 정우성이 전지현 집 문 앞에 데이지를 가져다놓고
"Flowers!"라고 외치고 숨는 장면이 있다.
꽃은 주는 사람이 누구든지 받는 사람을 기쁘게 하는 것임은 틀림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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