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brary of Mystery Literature
부산에는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유일무이한 추리문학 전문도서관이 있다. 바로 '추리문학관'이다. 그 희소성과 문화적 상징성으로 말미암아 돈으로 따질 수 없는 문화적 가치를 지닌 문화시설이라고 팜플렛에는 소개되어 있다.
추리문학관은 추리문학의 보급과 발전을 위해 설립된 추리문학 관계 전문도서관으로, 추리문학서와 함께 일반도서를 다수 비치함으로써 지역의 독서문화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설립되었다고 한다.
작성일 기준으로 약 47,600여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는 도서관이자 아늑한 카페, 추리문학관을 다녀왔었다.
추리문학관은 해운대구 달맞이길 117번 나길 111에 위치하고 있다. 달맞이길은 언제나 많은 관광객들로 붐비는 곳인데, 추리문학관은 그 달맞이길에서 한 발자국 물러난 곳에 조용히 자리하고 있다. 위치가 그렇다 보니 다른 관광지에 비해 방문하는 사람의 수가 많은 편은 아니었다. 나는 평일 오후에 방문을 했었는데, 나 외에 한 커플만이 있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일단 들어가면 입장료 5,000원을 내야 한다. 말이 입장료지, 음료값이라고 하면 된다. 구비되어 있는 장서들을 편하게 자리에 앉아 읽을 수 있는데 이 때 함께 마실 수 있는 차를 주문할 수 있다. 여느 커피숍처럼 대단한 음료가 있는 건 아니고 주로 차 종류 (녹차, 허브티 등)가 구비되어 있다. 예쁜 도기포트에 유리잔, 그리고 낙엽 하나가 곱게 차려져 나온다.
1층은 아늑한 느낌의 카페처럼 구성되어 있다. 1층의 느낌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공간이지만, 추리문학관의 진정한 가치는 2층 이상으로 올라가야 더 크게 느낄 수 있다.
1층 출입구의 바로 옆 부분에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 있다. 원형으로, 마치 암모나이트를 모는 듯한 느낌의 계단을 따라 한층 한층 올라가면 추리문학관의 또 다른 얼굴을 마주할 수 있게 된다.
2층은 강연이나 세미나, 독서실, 각종 문화행사가 있을 경우에 사용되는 곳이고 아무런 행사가 없을 때는 일반에게 열려 있는 공간이다. 국내외 추리소설과 일반 문학서가 비치되어 있으며, 약 90개의 좌석으로 꾸며져 있다. 햇살이 곱게 비추는 창가에 앉아 스릴 넘치는 소설을 읽는 것도 색다른 묘미다.
3층부터는 뭐랄까, 본격적인 열람실의 느낌이었다. 추리소설 뿐 아니라 아동도서와 일문사회과학도서가 많이 비치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한켠의 대형 창을 통해 해운대의 아름다운 풍경과 수평선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추리문학관이 보유한 장서중 추리소설은 약 17,000권에 이르며, 이외 일반문학이 13,500여권, 인문사회과학은 7,500여권, 아동도서는 3,500여권, 외국원서는 6,100여권 정도가 구비되어 있다. 회원에 한해 3권까지 대출도 가능한 회원제도 운영하고 있다.
이용시간은 1층은 오전 9시부터 저녁 7시까지, 2층과 3층은 6시까지만 열려있다. 신정과 구정, 추석 당일 이렇게 연 3일만 휴무하고 이외에는 모두 오픈되어 있다고 하니, 언제든 방문해서 좋은 서적을 읽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추리문학관은 1992년에 설립된 사립 전문도서관이다. 공공도서관은 아니지만 여느 공공 도서관 못지 않은 최근 도서들도 다수 구비되어 있어서 꼭 추리문학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인문학적 소양을 다듬기에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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