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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백섬

by 여히_ 2013. 12. 22.

Flower's island  DONGBAEK

 

동백섬엔 꽃이 피는 계절에 가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근데 엄밀히 따지고 보면, 동백섬 자체에는 황홀해서 쓰러질만큼 미친듯이 많은 꽃이 피는 것은 또 아닌 것 같다. 초봄부터 초겨울까지 몇 번을 들여다 보았지만, 가삿 속에서 들었던 그 꽃 피는 동백섬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 많은 사람들의 머릿 속에 강하게 남아있는 '꽃 피는 동백섬'이라는 단어로 인해, 무언가 말로는 쉬이 형용할 수 없는 고유의 이미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미지는 이미지일 뿐.

 

 

 

 

 

동백섬에 들어가는 길목에서는 광안대교를 볼 수 있다. 비록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해질녘 만나는 동백섬은 부산의 여러 얼굴을 마주하기에 좋다. 눈부신 햇빛으로 낮에는 잘 알수 없었던 부산의 밤바다는 차비가 아깝지 않을 만큼의 황홀함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길을 따라 조금 걷답면 만날 수 있는 APEC 누리마루. 정상 회담을 하기 위해 마련된 공간인 이곳은, 회의가 끝난 후 그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여 일반인들에게 공개되고 있다. 별도의 입장료는 받지 않고, 오후 5시까지 개방되어 있으니 누구라도 쉬어갈 수 있는 좋은 공간이 되는 것이다. 지층과 지하1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건물 내부의 계단을 통해 내려간 곳에서는 부산의 바닷가를 조금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다.

 

 

 

화창한 날이든, 흐린 날이든, 동백섬의 둘레를 따라 나 있는 이 산책로는 언제나 아름답다. 사랑하는 사람과 손을 잡고 걸어도 좋고, 잠시 생각하기 위해 쉬엄쉬엄 걸어도 좋다. 눈 앞에 펼쳐진 해운대를 바라보며 걷는 길은 꽤나 운치있다. 그리 짧은 길이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저런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기에도 좋다. 개인적으로 이 산책길을 정말 자주 걸었는데,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이 길을 자주 가지 않는 점이 아쉬울 뿐이었다. '왜 이 길을 가보지 않느냐'고 물으니, 관광시간은 제한되어 있고, 이 길을 따라가면 어디로 도착할 지 잘 모르기 때문이란다. 이 길을 쭉 따라가면 조선호텔의 후문이자 해운대 해변가가 나오며, 곧바로 동백섬의 입구 및 주차장과 연결되어 있으니 동백섬에 가보시는 분들은 꼭 한번 제대로 걸어보았으면 좋겠다.

 

 

 

길을 따라 걷다보면 '이곳에서 사진을 찍으면 예쁘게 나옵니다.'하는 사진 촬영 포인트도 만날 수 있는데, 이곳은 폰으로 찍든, 똑딱이로 찍든, 그 어느것으로 찍어도 동백섬의 아름다운 모습을 제대로 담을 수 있다. 물론 해질녘 즈음에 가는 게 가장 아름다운 시간대라고 생각하지만 그 외의 시간에도 충분히 아름다운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너른 바다가 끝없이 이어지는 동백섬 둘레길. 제각기 흩어져있는 바위와, 그 바위에 끊임없이 부딪히는 바닷물을 보며 각자의 생각에 잠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기만 하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인어공주상'도 볼 수 있는데, 사실 거리가 그렇게 가깝지는 않기 때문에 사진으로는 잘 보이지는 않는다.

 

 

 

길 끝에 다다른 모습. 사진으로는 해안가 둘레길만 담았지만, 사실 동백섬의 내부에도 아름다운 모습들이 정말 많다. 곳곳에 자유로이 뛰어노는 토끼들도 있고, 저녁이면 은은한 조명으로 자갈밭을 비추는 몽환적인 산책길도 있다. 근처의 동네 주민들은 따뜻한 날이면 삼삼오오 간단한 도시락을 들고 근처 벤치에 앉아 나눠먹기도 하는데, 일반적인 공원의 그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단지 바닷가 근처 마을이기 때문에 산이나 숲이 아닌 바다를 즐길 수 있다는 점만 다르다고 해야 할까?

 

동백섬은 평소에도 아름답지만, 불꽃축제가 열리는 날이면 수 많은 사람들이 불꽃을 보기 위해 몰려드는 핫스팟이기도 하다. 비록 조금 사선에서 불꽃축제를 관람해야 한다는 것과, 해변가에서 열리는 작은 불꽃들이 크게 보이지는 않지만 큼지막하게 광안대교 위로 솟아오르는 불꽃을 보기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을 뿐 아니라, 불꽃축제의 메인 스테이지인 광안리보다는 사람이 적어 밤하늘을 만끽하기에는 더 좋은 곳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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