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in my life/문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한국근현대회화 100선을 만나다

by 여히_ 2014. 2. 23.



 SEOUL MUSEUM OF  ART


국립현대미술관 한국근현대회화 100선


명동과 광화문을 배회하며 어플을 뒤적거리다 '올 해 꼭 봐야할 전시회'목록을 열었다. 그곳엔 '한국근현대회화 100선'이 적혀있었다. 어디지 하는 생각에 검색을 해보니 지척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이란다. 지체할 이유가 없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그림 100점을 어디가서 또 모아서 본단말인가? 그래서 찾아갔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은 위치에서 알 수있듯이 '덕수궁 내'에 위치하고 있다. 허나 나는 덕수궁관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으므로 엄한 서울시립미술관 근처에서 멍때리다가 물어물어 덕수궁 입구에서 입장권을 구입하고 들어갈 수 있었다. 국립현대미술관 입장권은 6천원으로 덕수궁 관람료 1천원이 포함되어있다. 미술관까지 걸어들어가면서 덕수궁의 아름다운 모습을 찬찬히 감상하는 것도 참 좋았던 것 같다.



그렇게 몇 분간 걸어가다 보면 가장 안쪽에 위치한 미술관을 만날 수 있다. 멀리서 바라봐도 너무나도 멋진 건물이 장엄하게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보라빛의 안내판은 고풍스러운 느낌을 주기에 더할 나위없이 좋았다.



토요일 늦은 3시. 국립현대미술관은 금~일요일에는 저녁 9시까지 운영하기 때문에 늦은 시간에도 사람이 많다. 예술의 전당이나 기타 다른 전시회들은 대부분 오후 6시정도에 입장을 마감해서 7시에 종료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다보니 직장인들은 주말이 아니면 전시회를 보는게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하지만 국립현대미술관은 도심 속에 있으면서도 늦은 시간까지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배려하는 듯 하다. 평일 관람 마감 시간은 저녁 8시다.


입구로 들어가니 지금 진행중인 전시 타이틀이 큼지막하게 적혀 있다. 정확한 명칭은 '명화를 만나다, 한국근현대회화 100선'이다. 



입구에 들어서니 다소 긴 줄이 있었는데, 오디오가이드를 대여해 주는 줄이었다. 이 역시 예전에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지 않았던 것들인데, 최근들어 전시회를 관람하는 연령층의 폭도 늘어나고 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유익한 전시회를 관람할 수 있도록 더 체계적으로 운영되는 것 같다. 아무튼, 3천원의 대여료를 지불하고 가방 속에 들어있던 이어폰을 장착한 후 즐거이 관람할 수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정말 책 속에서나 보던 작품들이 많았고,한국 미술의 근현대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서 보는 재미도 너무 쏠쏠했다. 역시나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아봤던 그림은 이중섭의 '황소'인데, 사실 나도 그 그림을 실물로 본건 처음이라 굉장히 벅찼었다. 그 그림을 보는 다른 사람들도 아마 비슷한 느낌이지 않았을까? 물론 이중섭의 그림 이외에도 다수의 너무나도 훌륭한 그림들이 정말 많았다.


100점의 작품 중에 유일하게 소름끼칠듯 한 감동을 받은 작품 하나가 있었다. 사실 우리나라의 그림이라고 하면 어떤 스타일인지, 어떤 느낌인지 편견을 가지고 있었었는데 이 날 만난 그림들은 정말 내겐 충격 그 자체였다. 특히 3관 이후로 넘어가면서부터 '이게 진짜 우리나라 사람이 그린 그림이야?' 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만큼 세계적 화풍의 영향을 많이 받은 사람들도 있었고, 그 속에서 한국의 전통을 고수하고 유지하려는 사람들의 작품 또한 많이 있었다. 각설하고, 내가 감동받은 작품은 천경자 선생님의 작품으로, 제목은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라는 그림이다.




들판, 한국의 동물이 아닌 낯선 동물들, 그 속에 하얗게 그려진 발가벗은 소녀의 슬픈 웅크림. 그 모습은 어느 시대를 불문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는 사회 속의 고독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관람을 마치고 아트샵에 들어가서 이 그림을 팔고있는지 봤는데, 가격이.. 내가 한 순가에 지를 수 있는 가격은 아니었던지라... 아쉬운 마음으로.....



오디오 프로그램과 함께 두세시간 남짓의 관람을 마치고 나오니 서울의 하늘은 어렴풋이 어두워지고있었다. 해가 떨어지고 난 후의 덕수궁은 또 다른 매력이 있는가보다. 



계단을 뚜벅뚜벅 걸어 내려와 오늘의 전시를 돌아보며 미술관의 모습을 담았다. 연한 회색빛의 건물과 샛노란 조몀, 까만 프레임이 너무나도 조화롭게 잘 어울리는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단지 미술관 안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에서만 미술이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 에 생활 속에, 이곳저곳에 미술이 묻어있다는 새로운 생각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 전시회는 특히 더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교육적인 용도로도, 데이트의 용도로도, 그 어떤 목적이라도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전시회인 것 같다.



한국근현대회화 100선을 만나다

장소 :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서울 종로)

입장료 : 성인 1인 기준 6천원 (해피포인트 등 할인 가능)

운영시간 : 평일 오전 10시 ~ 저녁 8시 / 주말 오전 10시 ~ 저녁 9시 (금,토,일)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