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NE1 AON world tour
2ne1 투애니원 월드투어 AON 2014 / 올림픽공원 핸드볼 경기장
나의 일생 일대 소원 중 하나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투애니원의 콘서트 맨 앞줄 스탠딩 석에서 미친들이 놀아보는 것이다. 나는 스물아홉임에도 불구하고 보시다시피 투애니원을 열렬히 좋아하는, 숨은 팬이다. 사실 투애니원을 좋아하게 된 것 그렇게 오래된 것은 아니다. 어글리(UGLY)라는 곡이 발표되기 직전부터 좋아하기 시작했다.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했다. TV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 어느 평화로운 주말 오후, 채널을 돌리던 나는 엠넷에서 방영되는 2NE1 TV를 시청하게 되었다. 그 프로그램 내용인 즉슨, 조만간에 어글리라는 신곡이 발표될 예정인데, 이 노래를 산다라박이 주행중에 틀어놓고 듣고 있는 장면이었다. 나이에 비해 어리고 곱상하게 생긴 외모가 왠지 맘에 들어서(?) 그때부터 이 프로그램을 꾸준히 보기 시작했고, 결국에는 이전 시즌까지 전부 다운받아가며 폰에 넣고 보는 지경에 이르렀다. 물론 지금도 내 외장하드에는 이 때의 방송분들 파일이 아주 조심스럽게 정리되어있다. 이후 나는 투애니원의 모든 뮤직비디오를 최고화질로 다운받아 소장하기에 이르렀다. 한 순간 불이 붙은 팬심은 2012년부터 지금까지 약 2년 조금 넘게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각설하고, 이런 나에게 투애니원의 월드 투어 콘서트는 무조건 죽기 전에 한번은 가봐야 하는 미션이 되었다. 내가 투애니원을 좋아하기 직전에 이미 월드 투어 콘서트를 마친 상태였고, 나는 몇 달간 호주로 여행을 떠나는 일정으로 인해 투애니원을 향한 나의 그리움은 정말이지 이루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극에 달해 있었다. 시드니에서도 간간히 음악을 듣고 공연 DVD를 봤지만 이정도로는 성에 찰리 없었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오자마자 검색한 것이 바로 투애니원 콘서트였다. 하지만 계획조차 잡혀있지 않았다.
그로부터 1년여의 시간이 지났고, 올해 초 어느 날, 투애니원 콘서트가 3월에 진행된다는 페이스북 글을 보게 되었다. 순간 눈이 번쩍 뜨였다. 이번 콘서트에 못가면 다시는 못갈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엄습했다. 예매 오픈 날짜를 보니 아직 며칠 여유가 있었다. 그 시간동안 정갈한 마음으로 부디 좋은 자리를 예매할 수 있기를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
마침내 지마켓에서 단독 콘서트 티켓이 오픈되던 날. 누구보다 빠르게 빛의 속도로 칼퇴근을 하고, 집 근처에서 가장 속도로 치자면 따라올 곳이 없다는 PC방을 찾아갔다. 핸드폰의 스톱워치를 켜고 예매 오픈하기 5분 전부터 미리 지마켓에 로그인을 해놓고 새로고침을 번개같이 누르기 시작했다. 마침내 저녁 8시에 예매버튼이 활성화 되었고 번개같은 속도로 클릭(예매버튼), 클릭(날짜선택), 클릭(좌석선택), 클릭(결제하기) 이렇게 4번을 딱딱딱딱 누르니 어느새 내 앞에는 결제 창이 떠 있었다. 그렇다! 나는 그렇게 내가 찜하고 싶었던 002구역 (무대 가장 앞쪽 스탠딩석)을 예매하게 된 것이다. 9만9천원은 비싼 금액이 아니었다. 투애니원을 눈앞에서 볼 수 있다는데 이까짓 십만원쯤 쿨하게 결재를 눌렀다. 그리고 몇 달의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투애니원 콘서트 당일이 되었다. 콘서트장 내부는 분명히 사진 및 동영상 촬영이 금지되어 있었지만, 공연이 어느정도 끝나고 나서 보너스 앵콜을 하는 단계에서는 너나할것없이 사진을 찍어댔다. 그래서 나도 찍었다. 사진.
마지막 사진을 찍은 이유는... 저기서 팔 벌리고 뛰고 있는 저 청년이 나의 초등학교 동창 (이라고 하기엔 애마하지만 5학년때 같은 반이었던)이기 때문이라는... 그 동안 페이스북같은데서 공연 후에 셀카 정도만 봤었는데 직접 이렇게 공연장에서 마주치니 신기하기도 하고 멋있기도 하고 그랬다. 친구가 열심히 근무(?)하는 모습을 보며 뿌듯하기도 하고, 그랬다. 저 자리에 위해 무던히도 노력했을 그 동안의 시간이 아깝지 않은 그런 좋은 무대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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